은총의 시간이 다가온다(사1:1-9; 벧후3:8-10; 마25:1-13 / 07.12.2)

관리자
2024-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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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베드로는 주의 재림과 관련해서 “천년이 하루 같고 하루가 천년 같다”고 합니다. 여기에 ‘시간’에 대한 지평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시간은 존재함으로써 인식됩니다. 존재가 없으면 시간도 없습니다. 시간의 정지는 죽음입니다. 재림에 대한 기다림(대망)은 존재하는 시간의 연속성에 대한 기대와 믿음을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오래 살고자 하는 시간의 연장을 기대한 것은 아닙니다. 질적으로 달라진 존재(삶)의 연장을 소망한 것입니다. 1)인간의 시간은 고통과 시련과 수고로움으로 가득하지만, 하나님의 시간은 완전한 시간입니다. 수고로움도 없고, 슬픔도 없고, 고통도 없고, 질병도, 노쇠도, 죽음도 없는 시간입니다. 박해 시대에 그리스도인들은 이런 하나님의 시간이 속히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2)초대 교회 성도들은 하나님의 시간을 은총의 시간, 새로운 기회의 시간으로 여겼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들의 삶 가운데 전적으로 개입하시는 날로 여긴 것입니다. 그러나 조건이 있습니다. 그 날은 회개하는 자라야 맞이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은총의 기회는 각 사람의 삶의 태도와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열 처녀의 비유가 이를 증거하고 있습니다. 열 처녀의 비유는 두 가지 사실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첫째, 최후의 순간에는 이미 늦어서 기회를 놓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둘째, 다른 사람에게서 빌릴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것입니다. 어리석은 처녀들은 기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동료들에게서 기름을 빌리려고 했지만, 결국은 빌릴 수 없었습니다. 하나님과의 관계는 스스로 획득해야지 남에게 빌릴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설사 부모 형제라 할지라도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열 처녀의 비유 가운데서 “깨어있다”(Γρηγορέω)는 ‘정신차리다’ ‘살아있다’ 라는 지각동사입니다. 살아 있는 사람은 자기가 처한 환경에 대처하려는 의지가 있어야 합니다. 준비성이 있어야 합니다. 그냥 목숨이 붙어있는 것은 살아 있는 게 아닙니다. 삶에 대한 강한 의지, 책임성, 비전을 지니고 사는 사람이라야 산 사람입니다. 반면에 자기가 처한 환경에 떠밀려서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밀려오는 환경을 극복하려는 의지가 전혀 없는 사람이 그러합니다. 예수께서는 이런 사람을 죽은 사람으로 분류합니다. 우리는 열 처녀의 비유를 너무 확대 해석해서 인생 성공 비결로 삼아서는 안 됩니다. 열 처녀의 비유는 하나님의 시간 즉, 은총의 시간은 오시는 그 분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에게 이미 들어와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각 사람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세상일 준비에 얼마나 야무집니까? 시간과 재물과 지혜와 경험을 다 동원합니다. 그에 비해 주님을 영접하려는 마음이 있기나 한 것일까요? 그렇지 못한 것이 우리의 실상입니다.

이사야는 회개할 줄 모르고, 돌이킬 줄 모르는 완고한 백성들을 향해 “하늘이여 들으라 땅이여 귀를 기울이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죄악의 타성에 젖으면 얼마나 패역한 존재가 되는가를 증언하는 말씀입니다. “너희가 어찌하여 매를 더 맞으려고 패역을 거듭하느냐 온 머리는 병들었고 온 마음은 피곤하였으며 발바닥에서 머리까지 성한 곳이 없이 상한 것과 터진 것과 새로 맞은 흔적뿐이거늘”(사1:5-6). 인생이 이 지경에 이르면 더는 희망이 없습니다. 우리는 세상일에 매달리는 나머지 회개할 시간조차 없이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요? 우리의 삶은 세속의 시간으로 너무나 충만합니다. 겉은 풍요로운데 속은 상처투성이입니다. 이래서는 안 됩니다. 주님의 손으로 상처를 치유 받아야 합니다. 비우지 않고는 채울 수 없습니다. 잠시 동안이나마 마음을 비우고 주님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합니다. 은총의 시간이 여러분을 향해 지금 다가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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