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건 제물이신 예수의 섬김(삼하 15:1-6; 행 21:27-36; 막 10:42-45 / 13.8.18)

관리자
2024-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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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세 본문은 예수님의 섬김이 평소 우리가 생각하는 섬김과 어떻게 다른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윗의 셋째 아들 압살롬이 아버지 다윗을 향해 반역을 도모할 때 아버지의 정치적인 약점을 이용했습니다. 백성들로부터 민심을 얻기 위해 직접 민생을 챙겼습니다. 다윗에 대해 소외감을 지닌 백성들은 압살롬의 자상함과 겸손함에 매료되었습니다. 신명기 역사가는 이런 압살롬에 대해 ‘이스라엘 사람의 마음을 도적질한 자’(삼하 15:6)로 말하고 있습니다. 간교하게 지방색을 이용한 압살롬의 폐부를 찌르는 말입니다. 마침내 압살롬은 헤브론에서 거사를 일으켜 예루살렘을 점령하고 이스라엘의 왕이 됐음을 만천하에 과시합니다. 민생을 챙기는 압살롬의 자상함, 백성들에게 보인 겸손은 아버지의 나라를 도둑질하기 위한 위장전술이었던 것입니다.

예수님의 생애 막바지는 권력의 정점인 예루살렘을 향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눈치 챈 제자들 사이에서 권력 다툼이 일었습니다. 주께서 영광 받으실 때 서로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때 예수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 앞의 제자들을 향한 섬김의 말씀과는 다른 주님 자신을 향한 섬김은 대속의 제물로서 섬김 즉 속건제물로서의 섬김입니다. 이를 가장 정확하게 해설한 사람은 사도 바울입니다.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 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셨고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사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빌 2:6-7) 바울은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고 합니다.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시고, 십자가에 죽으신 그 마음을 품으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마음을 ‘품고’ 살아가는 것과, 주님처럼 속건제물이 되는 것은 다릅니다. 우리는 매사에 그 마음을 품고 살 수는 있지만, 주님처럼 속건제의 제물은 될 수 없습니다.

구약에서 속죄제의 경우 제사장은 바치는 자를 대신하지만, 속건제의 경우 제사장은 하나님을 대신합니다. 예수께서 속건제의 제물이 되신 것은 우리의 죄를 보상하기 위해 친히 하나님께 제물이 되신 것을 말합니다. 하나님이 죄 지은 자를 제물로 삼아 보상받지 않고, 자기를 희생 제물로 삼아 인간의 죄를 보상하신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를 향한 주님의 섬김은 자기를 비참하게 하면서까지 베푸시는 섬김입니다. 우리가 구원받은 것은 바로 그와 같은 은혜 때문입니다. 우리는 감히 이와 같은 주님의 섬김을 흉내 낼 수 없습니다. 그러함에도 우리의 섬김은 주님의 섬김을 모범으로 삼아야 하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예수께서 서로 권력다툼 하는 제자들에게 당부하신 말씀이 그러합니다.

유대인들이 바울을 죽이려 했던 이유는, 바울이 이방인을 데리고 예루살렘성전에 들어감으로서 성스러운 성전을 모욕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바울은 비록 동행한 사람이 이방인이기는 했지만 나름으로 성전에 들어갈 수 있는 규례와 절차를 마쳤습니다. 그럼에도 유대인들은 그런 건 알아보려 하지 않았습니다. 무조건 거룩한 성전을 능욕했다는 주장만으로 바울을 죽이려고 달려들었습니다. 우리는 이런 현상을 ‘증오심의 자기확신’으로 말할 수 있습니다. 선을 도모해야 할 종교가 자기 확신으로 가득한 증오심으로 표출된다는 것은 인류역사의 비극입니다. 이 비극의 현장에서 속건제물로 희생되신 분이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우리는 속건제물이 되신 주님의 섬김을 따를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주님의 섬김을 모범으로 삼고 사는 것만이 위장된 겸손과 증오심의 자기 확신을 무력화시키는 길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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