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생활과 생활신앙(삼하 4:5-12 행 16:25-34 막 7:1-8 / 13.8.4)

관리자
2024-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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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본문은 구원이 ‘개인’에게 한정되지 않고 ‘집’에 일으키는 역동을 통하여 구원의 공간적 의미를 깨닫게 합니다. 사울이 길보아 전투에서 전사할 때 강력한 후계자 그룹이던 요나단과 두 아들이 죽자 이스보셋에게 이목이 집중됩니다. 민심은 다윗에게 가 있던 터라 어떻게 등극할 것인지가 문제였습니다. 이 때 두 호위병이 낮잠 자던 이스보셋을 처단하고 다윗에게 그 시신을 가져옵니다. 다윗의 상황판단은 예리합니다. 즉 살인자를 엄격하게 처단하고 망자의 명예를 살려주는 명분과 실리를 앞세워 합법적으로 등극합니다. 한 때 사울과 그의 집은 하나님의 신망과 백성들의 희망이었지만 ‘이스보셋’의 수치스런 죽음으로 하나님과 백성으로부터 완전히 멀어진 것입니다.

바울과 실라는 두아디라에서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한 점쟁이가 귀신 들린 아이로 먹고 살다가 바울과 실라가 복음을 전하면서 벌이를 잃게 되고 급기야 두 사람을 고발하였습니다. 그들이 감옥에 갇힌 후 지진이 나서 문이 열리며 우왕좌왕하게 됩니다. 간수는 죄수들을 지키지 못한 책임 때문에 자결하려고 하자 바울이 만류합니다. 이로 인하여 간수는 어떻게 구원을 얻는지 묻습니다. 바울은 예수 믿으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받으리라’고 답하자 당장 그는 가족과 함께 세례를 받고 온 집안이 하나님을 믿으며 기뻐합니다. 목숨을 포기하려던 한 사람이 구원받고 모든 가족을 살린 것입니다.

바리새인들이 제기한 정결례는 하나님의 거룩하심에 근거한 구전법입니다(레 19:2). 즉 세상을 정결한 것과 부정한 것으로 구분하고 정한 음식을 섭취하면 깨끗해질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여기에 근거한 음식법은 하루 세끼 식사 준비와 밥상으로부터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며, 가족이 일상생활에서 계명을 준수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입니다. 말씀 중심의 삶이자 신앙이다. 그러나 예수 당시 바리새인들은 음식규정의 조문에 집착한 결과 본래 정신과 목표는 뒤로 하고 정결례를 어긴 제자들을 비난한 내용입니다.

신앙생활과 생활신앙 사이에 큰 차이가 있습니다. 신앙생활은 예배와 행사에 참석하고 신자의 의무를 실천하는 등 주간 단위의 믿음이라면, 생활신앙은 주로 식탁과 일상 중심의 신앙입니다. 전자가 타인 앞에게 ‘손을 씻듯이’ 드러나는 행위라면, 후자는 주방의 커튼 안으로 감춰집니다. 신앙생활은 정장차림으로 예배에 참석하는 것이고 생활신앙은 일상복장에서 묻어나는 믿음입니다. 타인의 눈에 비추면 신앙생활이고 양심의 눈에 비추면 생활신앙, 정죄하고 판단하는 마음이 되면 신앙생활, 연민과 사랑의 마음이면 생활신앙입니다.

‘너와 네 집’을 구원의 대상으로 삼은 것은 집이 한 개인이 최초로 만나는 공간이며 최소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구원은 한 영혼만을 대상으로 삼지 않습니다. 집안의 식구 전체를 향한 말씀입니다. 계명이 한 개인의 범주에 머물면 눈속임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가족의 일상사로 확장되면 속이기 어렵습니다. 정결법이 개인에게 머물지 않고 가정에서 함께 지켜야할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매일 반복적인 삶에서 계명이 준수될 때 참 의미가 있습니다. 흔히 구원을 강조한 나머지 그 공간적 의미를 놓치기 쉽습니다. 그러나 하나님 말씀이 영적인 의미로 개인의 영역에 국한되면 생명력을 잃고 맙니다. 구원은 개인과 가정에서 택일이 아니라 둘 다 포함됩니다. 가족 모두가 누려야할 기쁨이기 때문입니다. 복음은 부모와 자녀, 가족 모두가 함께 공유하는 하나님의 은총입니다! 구원은 예수를 그리스도로 섬기는 ‘나와 우리 집’에서 누리는 기쁨입니다. 

(김창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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