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주권 아래 있는 공동체(출 7:20-24; 고전 3:3-7; 막 10:1-16 / 1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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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영성의 대가인 유진 피터슨의 말입니다. “우리는 공동체다. 우리는 각각 혼자서는 자신일 수 없다. 우리는 공동체에서 태어나며, 공동체에서 살아가며, 공동체에서 죽는다.” 그는 하나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시고, 구원하시는 목적을 온전한 공동체의 회복으로 보았습니다. 따라서 이런 공동체의 비전은 항상 유혹을 받고 있음을 말합니다. 그중 하나는 분파주의이고, 다른 하나는 나르시시즘(자기도취)입니다.
분파주의는 자신과 취향과 관심사가 비슷한 몇몇 사람들과 함께 특별한 관심사를 추구하는 데서 나타납니다. 바울파, 아볼로파로 나뉜 고린도교회(고전 3:3-4) 경우는 그 한 예입니다. 분파주의는 꼭 공동체를 부인하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공동체를 자신에게 맞도록 재구성하려 합니다. 내가 다른 사람의 필요에 응하기보다, 다른 사람을 내 필요에 응하도록 하는 이기적이고 기만적인 것이지요. 분파주의의 해독이 신앙생활에 얼마나 치명적인지 바리새인들의 이혼에 대한 질문에서도 나타납니다(막 10:2). 저들은 예수를 유대교 공동체로부터 분리시키기 위해 일부러 고약한 질문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모세의 율법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창조시로부터 저희를 남자와 여자로 만드셨으니 이러므로 사람이 그 부모를 떠나서 그 둘이 한 몸이 될지니라.”(막 10:6-9) 예수께서는 이혼에 대해 말씀하지 않고, 결혼에 대해서 말씀하십니다. 결혼은 하나님께서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이루시고자 하신 온전한 공동체의 모형이라는 말씀입니다.
나르시시즘은 오늘날 세속사회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세속사회는 자기도취가 미화되고, 그로 인해 유명인사가 되고, 지도자가 되어 환영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그리스도를 따른다는 사람들 가운데 자기 영혼에 몰입해서 자기 자신의 영성 개발에 몰두하는 현상이 있습니다. 나를 중심으로 하는 영성, 자기충족적인 영성, 자기발전을 꾀하는 영성은 알고 보면 자기 내면에서 신성을 계발하려는 것입니다. 이는 분명 하나님의 계시에 의해 정의된 자기가 아닌, 개인주의에 의해 정의된 자기입니다. 예수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영성은 이게 아닙니다. “아버지께서 내 안에,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같이 저희도 다 하나가 되어 우리 안에 있게 하사 세상으로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을 믿게 하옵소서.”(요 17:21-23) 주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은 온전히 하나되는 공동체입니다. 그럼에도 오늘날 교회들이 부흥을 목적으로 세속사회의 자기 계발 열풍에 부응해서 개인적인 영성계발에 몰두하는 것은 왜곡된 영성운동임에 분명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모세로 하여금 이집트에 10가지 재앙을 내리도록 하면서 이렇게 시작합니다. “…내가 너로 바로에게 신이 되게 하였은즉”(출 7:1) 열 가지 재앙은 모세와 바로의 대결이 아니라, 신들과의 대결임을 천명하는 말씀입니다. 이로써 바로가 참 신인지 모세가 말하는 야훼께서 참 신인지 열 가지 재앙은 차근차근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기서 바로의 방식과 하나님의 방식이 드러납니다. 바로는 장엄한 규모와 무력과 자기도취와 권위를 사용지만, 하나님께서는 공의와 사랑을 사용하십니다. 바로는 억압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자유와 구원을 가져다줍니다.
가정이나 나라나 교회가 분쟁에 휩싸이는 이면에는 분파주의와 자기도취가 있습니다. 다중의 지지를 받아야 하는 세속의 권력은 자신의 권력유지를 위해 끊임없이 분파주의를 획책합니다. 이익 창출을 최선의 목적으로 하는 기업들은 노골적으로 나르시시즘을 조장합니다. 상업화된 교회 역시 공동체로 향해야 할 영성을 자기충족과 자기계발로 전락시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의 배후에는 마땅히 드려야 할 하나님의 영광을 가로채려는 인간의 자만심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