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시로부터 오는 희망(사12:1-6; 계 1:1-8; 요 7:37-38 / 13.12.29)

관리자
2024-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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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께서는 장차 이뤄질 당신의 계획을 ‘계시’ 또는 ‘예언’의 형식으로 말씀하십니다. 계시와 예언은 형식은 다르지만, 현존하는 세계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과 다가올 축복을 이야기한다는 측면에서는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소망은 신약성경이 지닌 독특한 용어입니다. 지금은 눈으로 볼 수 없는 미래 세계 즉, 계시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는 확실하고 신뢰할만한 그 무엇을 지칭하는 게 소망입니다. 그리하여 소망이 있는 사람은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낙심하지 않고 살아가게 합니다. 우리가 소망을 품고 산다는 것은, 확신을 갖고 바라보는 그 무엇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시대는 진정 소망이 있는가? 지금 우리 시대는 계시가 아닌 이성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우리 시대의 불안이 여기에 있습니다. 이성은 분석하고 종합하고 해석할 수는 있어도, 소망을 품게 하지는 못합니다. 이성의 시대에 점술 복술이 번성하는 것은, 이성이 소망을 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성이 주도하는 오늘날은 누가 역사 해석을 주도하는가? 합리성으로 무장한 과학자들, 경제학자들, 기업인들, 지식인 등 소위 전문가들입니다. 그들은 언제나 ‘사실’을 근거로 말하지만, 그들이 말하는 사실은 늘 불확실합니다. 그들은 역사의 진보를 갖가지 수치(통계)와 거대 프로젝트를 통해서 말합니다.

정치인들이 가장 즐겨 사용하는 게 유사 계시입니다. 2만불 시대니, 3만불 시대니, 선진경제니, 창조경제니 하는 게 그런 아류입니다. 사람들은 삶이 고단할수록 미래가 담긴 계시의 언어를 듣고 싶어 합니다. 박근혜 후보를 사람들이 지지한 것은 그가 구사한 언어들이 계시의 언어였기 때문입니다. ‘국민 행복시대를 열겠습니다!’ ‘국민 통합 시대를 열겠습니다!’ ‘약속은 반드시 지키겠습니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로 통일시대를 열겠습니다.’ 모두가 계시의 성격을 띤 공약들입니다. 경박한 언어와 거짓말에 실망한 유권자들은 애매모호한 이성적인 언어가 아닌 확신에 찬 계시의 언어를 선택했습니다. 문제는 그게 유사 계시 언어였다는 것입니다.

교회들은 어떻습니까? 성공의 언어, 위로의 언어는 많으나 계시의 언어는 힘을 잃었습니다. 강단이 세속화 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계시의 말씀을 통해 역사를 이해할 때, 질서정연한 것처럼 보이고, 거대한 것처럼 보이면서도, 모순과 불확실성, 어리석음, 교만, 자기도취(나르시시즘)로 가득한 세계가 보입니다. 우리에게 소망과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계시입니다. 날카로운 비판도 여기서 나옵니다.

저 옛날 이사야는 어두운 역사 한가운데서 하나님께로부터 무한한 힘과 능력을 공급받은 사람입니다. 그는 유다의 멸망이 목전에 놓여 있을 때 “…주 여호와는 나의 힘이시며 나의 노래시며 나의 구원이심이라”(사 12:2)고 노래했습니다. 국론은 분열되고, 생활을 팍팍하고, 정의는 사라지고, 하루하루 불안이 가중될 때입니다. 나라가 망해서 바빌론 포로생활을 하게 될 때 하나님께서 장차 이뤄주실 구원의 기쁨을 앞당겨서 부른 노래입니다. 이성으로 본 세계는 절망뿐이었지만, 계시로 본 세계는 구원의 열정과 소망을 가지게 했던 것입니다.

예수께서 “누구든지 목마른 자는 다 내게로 와서 마시라”고 하십니다. 예수를 마신다는 것은, 예수께서 주시는 소망을 열정으로 삼는 것이기도 합니다. 세속 사람들도 열정을 말합니다. 희망을 말합니다. 그러나 바람 불면 허무하게 무너질 열정이고, 희망입니다. 주께서 주시는 열정과 소망은 역사의 절망과 질곡 너머에서 떠오르는 구원을 바라보게 합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시대가 암울할수록 유사 계시 언어에 속지 말아야 합니다. 오히려 심판 너머에서 다가오는 계시의 말씀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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