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스의 심판설교(암 4:9-13; 벧후 3:11-14; 마 21:33-43 / 13.12.1)

관리자
2024-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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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절을 맞이했습니다. 대림절의 색깔은 빨강과 파랑을 합한 보라색입니다. 빨강과 파랑이 섞이면 보라색이 됩니다. 하늘과 땅이 하나되는 빛깔입니다. 하늘 아버지께서 세상에 오심으로 땅의 죄악들이 속량받는 염원을 담은 색입니다. 그리하여 대림절은 그 나라에 대한 열망, 온전한 순복, 희망을 향한 심판을 되새기는 절기입니다.

우리는 대림절 첫째 주일에 아모스서를 읽었습니다. 아모스는 정의의 예언자입니다. 정의가 죽은 시대였기 때문입니다. 불의가 만연하고, 위선이 가득한 시대였습니다. 그리하여 아모스는 이스라엘의 심판과 함께 종교에 대한 심판을 말하고 있습니다. 기원전 8세기 북왕국 이스라엘은 초강대국 앗시리아와 우호관계를 맺고 수출에 올인하여 번영을 누렸습니다. 부자들은 수출로 벌어들인 돈으로 호사스럽게 살았습니다. 반대로 농민들은 점차 소작농으로, 농노로 전락했습니다. 수출만을 위한 농업으로 식량 기반이 무너졌습니다. 부자만을 위하는 나라가 되면서, 나라의 기강은 해이해졌습니다. 농업 노동자들에 대한 지주들의 학대가 극심했습니다. 신앙을 빙자한 물신주의가 극성을 부렸습니다. 그러면서도 하나님의 선민은 결코 심판받을 일이 없다며 자만에 빠져 있었습니다. 아모스가 정의와 심판을 설교한 이유입니다.

아모스의 설교는 주변 나라에 대한 심판으로부터 시작합니다. 남왕국 유다의 젊은 예언자가 북왕국 성소가 있는 베델과 길갈에 와서 원수 나라들에 대한 심판을 설교했을 때 듣는 이들이 얼마나 고소했겠습니까? 우리 중에 일본이 망하고, 중국이 망하고, 북한이 망한다는 설교를 하면 신바람 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그런데 아모스의 심판의 화살은 갑자기 이스라엘을 향합니다. 감히 이스라엘이 망한다는 설교를 하다니, 나라 지도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였겠습니까?

요즘 지방의 어느 신부님이 ‘부정선거로 당선된 박근혜 대통령 퇴진하라’고 말했대서 권력 실세들이 온갖 험한 말을 다 쏟아냅니다. 평소 침묵으로 일관하던 대통령까지 나서서 ‘국론분열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격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보수 언론들도 신부님들을 비난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신부님들을 아예 종북으로 몰기도 합니다. 저들이 말하는 종북이라는 게 고작 그런 것이라니! 정의를 저버린 세상은 심판밖에 돌아올 게 없습니다. 가난한 이들을 외면하고 부자들만을 위하는 호국종교 역시 심판을 면할 수 없습니다. “이스라엘아 네 하나님 만나기를 예비하라”(암 4:12): 좋은 소식 때문이 아닙니다. 피할 수 없는 심판을 받기 위해 하나님을 만날 준비를 하라는 것입니다.

예수께서 유대교 지도자들에게 들려주신 이야기 역시 탐욕이 얼마나 큰 죄를 불러들이는 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고삐 풀린 탐욕은 포도원 주인의 아들, 아니 하나님의 아들까지 살해할 정도로 사악한 죄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예수님 당시 위선자들의 죄악이 그랬습니다. 탐욕이 범람하고, 번영의 가면을 쓴 불의가 팽배한 시대에 그리스도인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사도 베드로는 낙심하지 말라고 합니다. 희망을 버리지 말라고 합니다. “이 모든 것이 이렇게 풀어지리니”(벧후 3:11): 인간이 탐욕으로 쌓은 모든 것이 무너지고, 해체되고, 그러함으로서 새롭게 시작된다는 정언입니다.

하지만 사도 베드로는 죄악에 대한 심판에 머물러 있지 않습니다. “(너희는) 그의 약속을 믿고, 의의 거하는 바(정의가 강같이 흐르는) 새 하늘과 새 땅을 바라보라”: 믿음은 세상이 험악할 때 그 진가가 드러납니다. 참된 믿음은 진실에 대한 용기로 드러납니다. 불의는 반듯이 심판 받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불의한 권세 앞에서 비굴하거나 낙심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도 오시는 주님을 영접하기 위해 각기 자기 안의 위선과 불의를 먼저 털어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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