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을 너희 속에 두리니 / 2026. 5. 24. / 겔 36:22-28; 행 2:1-21; 요 7:37-44

관리자
2026-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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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5월 24일 주일예배

성령강림주일

겔 36:22-28; 행 2:1-21; 요 7:37-44

내 영을 너희 속에 두리니

 

오늘 에스겔의 예언에서,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을 다시 고국으로 데려가 정결하게 하고, 당신의 영을 부어주시겠다고 하십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시는 이유가 이스라엘 족속을 위해서가 아니라 이스라엘이 더럽힌 당신의 이름을 거룩하게 하기 위해서라고 말씀하십니다(겔 36:22). 하나님의 목적은, 이스라엘이 사로잡혀갔던 여러 나라에서 더럽혀진 하나님의 이름을 되찾는 데 있다는 것입니다. 이 점과 관련해서, 어느 주석가는 이렇게 물었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이나 사람을 위해서라기보다는 하나님 자신의 영광만을 위해서 일하시는 하나님은 도대체 어떤 분이신가? 어떤 신이 사람의 행복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명성만 회복하려 한다면, 그것이 어떻게 언약일 수 있는가?”(앙드레 플뤼리) 백성의 회복이 아니라, 당신 이름의 영광을 먼저 생각하시는 하나님을 못마땅해하는 것 같은 질문입니다. 그러나 에스겔의 이 예언에는 깊은 뜻이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초래한 죄가 얼마나 무거운 것인지를 직면하게 하려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심판을 받으면서도 우상 숭배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습니다. 포로기 이스라엘의 문제를 ‘율법을 지키려 하지 않았다’는 의지의 문제로만 보면 충분하지 않은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의 영의 부으심으로써만 회복될 수 있다는 것은 훨씬 더 깊은 진단에서 나온 말씀으로 볼 수 있습니다. 26절에는 “굳은 마음”(לֵב הָאֶבֶן, 레브 하에벤)이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문자 그대로 하면 “돌 같은 마음”이라는 말입니다. 이는 단순한 완고함이나 고집을 가리키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생명이 없는 것 같고, 아무런 감각도 없는 것 같은 마음, 하나님의 말씀에 반응할 수 있는 능력 자체가 없는 상태를 나타냅니다. 교회에는 ‘전적 타락의 교리’가 있습니다. 타락이 인간의 전존재에 미쳤다는 것입니다. 인간의 지성, 의지, 감정, 욕구의 어느 부분도 타락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특히 구원에 관한 한 인간은 스스로 하나님을 향할 수 없다는 것이 이 교리의 핵심입니다. 전적으로 타락한 인간은 오히려 본능적으로 하나님이 아닌 것을 향합니다.

 

같은 에스겔서의 다음 장에서, 에스겔의 눈앞에 펼쳐진 마른 뼈의 골짜기 환상은 당시 이스라엘 백성의 영적 상태가 계시된 것입니다. “인자야 이 뼈들이 능히 살 수 있겠느냐?”(겔 37:3)라는 질문을 받은 에스겔은 대답하지 못합니다. 바벨론 제국이 몰고 온 군사적 재앙보다 더 심각했던 것은 부패할 대로 부패한 이스라엘 백성 자신이었으며, 그들의 마음이었던 것입니다. 같은 시대에 활동한 예레미야도 동일한 예언을 선포했습니다. “만물보다 거짓되고 심히 부패한 것은 마음이라 누가 능히 이를 알리요마는 나 여호와는 심장을 살피며 폐부를 시험하고 각각 그의 행위와 그의 행실대로 보응하[노라]”(렘 17:9-10) 하나님의 눈에 드러나 있는 이스라엘 백성의 모습은, 이처럼 심히 부패하고, 생명의 기색이 완전히 사라진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영이 부어진다는 것은 이스라엘 백성을 소생시키는 것입니다. 다시 살리는 것입니다. 부족한 부분을 개선한다는 뜻이 아니라, 새롭게 태어나게 하시겠다는 말씀입니다.

 

오순절 성령 강림은 바로 그 약속이 실현된 사건이었습니다. 제자들은 방언으로 하나님의 큰 일을 선포하고, 베드로는 예수께서 부활하셨다고 담대하게 증언하게 되었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아 이 말을 들으라 너희도 아는 바와 같이 하나님께서 나사렛 예수로 큰 권능과 기사와 표적을 너희 가운데서 베푸사 너희 앞에서 그를 증언하셨느니라 그가 하나님께서 정하신 뜻과 미리 아신 대로 내준 바 되었거늘 너희가 법 없는 자들의 손을 빌려 못 박아 죽였으나 하나님께서 그를 사망의 고통에서 풀어 살리셨으니 이는 그가 사망에 매여 있을 수 없었음이라 […] 그런즉 이스라엘 온 집은 확실히 알지니 너희가 십자가에 못 박은 이 예수를 하나님이 주와 그리스도가 되게 하셨느니라.”(행 2:22-24, 36) 이는 제자들 자신도 믿을 수 없어서 하지 않았던 말, 유대인들이 무서워서 입 밖에 내지 못했던 말이었습니다. 그러나 성령을 받은 제자들은 확신 가운데 예수 그리스도의 주 되심을 선포하고 있습니다. 제자들이 성령을 통해 복음을 선포할 용기를 얻었다는 말로는 부족합니다. 그들은 성령을 통해 다시 태어난 이스라엘 백성이며, 그리스도의 복음을 통해 하나님의 백성을 살릴 사도들입니다(요 7:38). 성령께서 그 생명의 역사를 친히 이루실 것입니다. 아멘 


(오호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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