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8일 주일예배
주현절 다섯째 주일, 신학교육주일
암 9:7-15; 롬 8:12-17; 막 3:20-35
내 어머니와 내 동생들을 보라
예수님의 선포와 사역은 이스라엘에서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병자를 치료하고 귀신을 내쫓는 예수님의 이야기는 빠르게 퍼져나갔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찾아 몰려왔습니다. 하지만, 과장되거나 왜곡된 소문도 나돌았습니다. 예수님이 미쳤다는 헛소문을 듣고 예수님의 어머니와 동생들이 예수님을 찾으러 오기도 했습니다(막 3:21). 그 중에는 악의적인 말도 있었는데, 예루살렘에서 온 서기관들의 말이 꼭 그랬습니다. “그가 바알세불이 지폈다, 귀신의 왕을 힘입어 귀신을 쫓아낸다!”(막 3:22) 예수님은 그들의 말을 즉시 반박하셨는데, 그들이 하나님의 권능 자체를 문제시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능력은 하나님의 나라, 곧 하나님의 다스림이 나타난 사건입니다. 그 사실을 파악하지 못할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귀신의 수괴가 벌인 일이라고 함부로 말하는 것까지 용납될 수는 없습니다. 하나님의 행위를 말로 모독하는 것은 영원한 죄가 됩니다(막 3:28-29).
예수님의 능력에 대해 함부로 말하는 데서 그들의 얕은 신앙이 드러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맡은 서기관이라면, 눈에 보이는 사태 이면에 숨겨진 하나님의 섭리를 찾아보는 신중함을 지녀야 합니다. 그들이 함부로 한 그 말로 인해 예수님을 오해하게 된 사람들이 적지 않았을 것입니다. 본문에 직접 묘사돼 있지는 않지만, 예수님 곁에는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예수님처럼 하나님의 다스림을 통해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이들입니다. 그들 역시 아직은 저 들뜬 군중이나 서기관들처럼 피상적인 것밖엔 보지 못합니다. 선입견으로 함부로 판단하고 말하는 거친 성정도 여전합니다. 그렇지만, 그들은 예수님을 통해 하나님의 나라를 알아가고, 하나님의 다스림에 순종하는 자세를 조금이라도 가다듬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서기관들의 말을 즉시 반박하고, 엄히 정죄하신 것은 묵묵히 하나님의 나라를 바라보는 그들을 위한 것이었는지 모릅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서기관들을 꾸짖는 것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밖에서 당신을 찾는 가족들을 두고, 제자들이 잊지 못할 가르침을 베풀어주신 것입니다. “누가 내 어머니이며 동생들이냐, 내 어머니와 동생들을 보라, 누구든지 하나님의 뜻대로 행하는 자가 내 형제요 자매요 어머니이니라.”(막 3:35) ‘하나님의 뜻대로 행한다’는 말씀에는, 하나님의 현존에 대해 무지한 말에 휩쓸리지 않는다는 뜻도 담겨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의 어머니와 동생들은 예수님이 미쳤다는 소문을 듣고 반신반의했겠지만, 이내 그 말을 퍼트린 이들의 악의에 동의하고 말았습니다. 예수님의 비범한 삶과 능력을 정신의 문제로 치부하게 하려는 왜곡에 넘어가고 만 것입니다. 예언자 아모스가 전한 말씀에서,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남은 이들을 통해 새 역사를 시작하겠다고 하셨습니다. 의미심장한 것은, 하나님이 그들을 심으시면 다시는 뽑히지 않을 거라고 하신 말씀입니다(암 9:15). 어떤 일이 닥쳐도 뽑히지 않는 그들의 굳건함이 악한 말에 쉽게 넘어가는 이들의 부박함과 대조됩니다.
20세기 유대교 철학자 아브라함 헤셸은 하나님과 인간의 현실을 피상적으로 보는 거친 시선을 안타까워했습니다. 사람의 잘못과 실수는 보지만, 사람이 가진 궁극적인 관심과 헌신은 헤아리지 못하는 이들이 인간을 물화(物化)시키고 파괴하는 현실을 경고한 것입니다. “사람은 잊혀진 것이 되어버렸다. 우리는 사람의 욕망, 변덕, 결점은 알고 있지만, 사람의 궁극적 헌신은 알지 못한다. 우리는 사람이 하는 일은 이해하지만, 사람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이해하지 못한다. 우리는 많은 것에 대해 놀라지만, 우리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는 알지 못한다.”(『하느님을 찾는 사람』, 9) 하나님에 대해서도, 그들은 하나님에 관한 ‘말’을 가지고 씨름할 뿐 하나님의 ‘현존’을 경험하지는 못합니다. 그런 점에서 그들은 “육신에 져서 육신대로 사는 삶”에 갇혀 있습니다(롬 8:12). 그러나 하나님의 뜻대로 행하는 이들, 하나님의 영으로 인도받는 이들은 하나님께 속하며, 그리스도와 함께 하나님의 나라를 살아갑니다. 누구든지 그렇게 살아가는 자는 예수님의 형제요 자매요 어머니입니다. 아멘
(오호영 목사)
2026년 2월 8일 주일예배
주현절 다섯째 주일, 신학교육주일
암 9:7-15; 롬 8:12-17; 막 3:20-35
내 어머니와 내 동생들을 보라
예수님의 선포와 사역은 이스라엘에서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병자를 치료하고 귀신을 내쫓는 예수님의 이야기는 빠르게 퍼져나갔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찾아 몰려왔습니다. 하지만, 과장되거나 왜곡된 소문도 나돌았습니다. 예수님이 미쳤다는 헛소문을 듣고 예수님의 어머니와 동생들이 예수님을 찾으러 오기도 했습니다(막 3:21). 그 중에는 악의적인 말도 있었는데, 예루살렘에서 온 서기관들의 말이 꼭 그랬습니다. “그가 바알세불이 지폈다, 귀신의 왕을 힘입어 귀신을 쫓아낸다!”(막 3:22) 예수님은 그들의 말을 즉시 반박하셨는데, 그들이 하나님의 권능 자체를 문제시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능력은 하나님의 나라, 곧 하나님의 다스림이 나타난 사건입니다. 그 사실을 파악하지 못할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귀신의 수괴가 벌인 일이라고 함부로 말하는 것까지 용납될 수는 없습니다. 하나님의 행위를 말로 모독하는 것은 영원한 죄가 됩니다(막 3:28-29).
예수님의 능력에 대해 함부로 말하는 데서 그들의 얕은 신앙이 드러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맡은 서기관이라면, 눈에 보이는 사태 이면에 숨겨진 하나님의 섭리를 찾아보는 신중함을 지녀야 합니다. 그들이 함부로 한 그 말로 인해 예수님을 오해하게 된 사람들이 적지 않았을 것입니다. 본문에 직접 묘사돼 있지는 않지만, 예수님 곁에는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예수님처럼 하나님의 다스림을 통해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이들입니다. 그들 역시 아직은 저 들뜬 군중이나 서기관들처럼 피상적인 것밖엔 보지 못합니다. 선입견으로 함부로 판단하고 말하는 거친 성정도 여전합니다. 그렇지만, 그들은 예수님을 통해 하나님의 나라를 알아가고, 하나님의 다스림에 순종하는 자세를 조금이라도 가다듬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서기관들의 말을 즉시 반박하고, 엄히 정죄하신 것은 묵묵히 하나님의 나라를 바라보는 그들을 위한 것이었는지 모릅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서기관들을 꾸짖는 것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밖에서 당신을 찾는 가족들을 두고, 제자들이 잊지 못할 가르침을 베풀어주신 것입니다. “누가 내 어머니이며 동생들이냐, 내 어머니와 동생들을 보라, 누구든지 하나님의 뜻대로 행하는 자가 내 형제요 자매요 어머니이니라.”(막 3:35) ‘하나님의 뜻대로 행한다’는 말씀에는, 하나님의 현존에 대해 무지한 말에 휩쓸리지 않는다는 뜻도 담겨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의 어머니와 동생들은 예수님이 미쳤다는 소문을 듣고 반신반의했겠지만, 이내 그 말을 퍼트린 이들의 악의에 동의하고 말았습니다. 예수님의 비범한 삶과 능력을 정신의 문제로 치부하게 하려는 왜곡에 넘어가고 만 것입니다. 예언자 아모스가 전한 말씀에서,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남은 이들을 통해 새 역사를 시작하겠다고 하셨습니다. 의미심장한 것은, 하나님이 그들을 심으시면 다시는 뽑히지 않을 거라고 하신 말씀입니다(암 9:15). 어떤 일이 닥쳐도 뽑히지 않는 그들의 굳건함이 악한 말에 쉽게 넘어가는 이들의 부박함과 대조됩니다.
20세기 유대교 철학자 아브라함 헤셸은 하나님과 인간의 현실을 피상적으로 보는 거친 시선을 안타까워했습니다. 사람의 잘못과 실수는 보지만, 사람이 가진 궁극적인 관심과 헌신은 헤아리지 못하는 이들이 인간을 물화(物化)시키고 파괴하는 현실을 경고한 것입니다. “사람은 잊혀진 것이 되어버렸다. 우리는 사람의 욕망, 변덕, 결점은 알고 있지만, 사람의 궁극적 헌신은 알지 못한다. 우리는 사람이 하는 일은 이해하지만, 사람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이해하지 못한다. 우리는 많은 것에 대해 놀라지만, 우리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는 알지 못한다.”(『하느님을 찾는 사람』, 9) 하나님에 대해서도, 그들은 하나님에 관한 ‘말’을 가지고 씨름할 뿐 하나님의 ‘현존’을 경험하지는 못합니다. 그런 점에서 그들은 “육신에 져서 육신대로 사는 삶”에 갇혀 있습니다(롬 8:12). 그러나 하나님의 뜻대로 행하는 이들, 하나님의 영으로 인도받는 이들은 하나님께 속하며, 그리스도와 함께 하나님의 나라를 살아갑니다. 누구든지 그렇게 살아가는 자는 예수님의 형제요 자매요 어머니입니다. 아멘
(오호영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