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 판단하는 사람아 / 2025. 11. 23. / 왕하 17:6-23; 롬 2:1-11; 막 12:1-12

관리자
2025-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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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23일 주일예배 

창조절 열둘째 주일 

왕하 17:6-23; 롬 2:1-11; 막 12:1-12

남을 판단하는 사람아 


사울 왕으로부터 시작된 이스라엘 왕정은 북이스라엘과 남유다로 분열되어 역사를 이어 오다, 앗수르와 바벨론에 의해 차례로 멸망합니다. 오늘 열왕기하 본문은, 북이스라엘과 남유다 왕국이 멸망한 데 대한 신학적 평가를 담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자손이 하나님에게서 멀어져 다른 신들을 따랐고, 이스라엘의 왕들에게서 비롯된 종교혼합주의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는 것을 그 멸망의 이유로 기술하고 있습니다(왕하 17:16-17). 특히 이스라엘 자손이 “여호와 보시기에 악을 행하였다”는 지적은, 하나님의 계명이 요구하는 사회적 행위, 곧 가난한 이웃과 힘없는 여성들, 그 땅에 몸붙여 사는 외국인 등 사회적 약자의 권리를 존중하지 않은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이스라엘의 장로들이 사무엘에게 ‘왕을 세워달라’고 요구했을 때 하나님께서 하신 말씀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는 그들이 너를 버림이 아니요 나를 버려 자기들의 왕이 되지 못하게 함이니라.”(삼상 8:7) 하나님을 버림으로써 야기된 신앙의 타락과 윤리의 붕괴가 멸망의 근본 이유였던 것입니다. 


하나님을 버린 이스라엘의 행태는 오늘 본문에서도 확인됩니다. 하나님이 보내신 선지자들의 말을 듣지 않았다는 사실이 바로 그들이 하나님을 버리는 또 다른 모습입니다(왕하 17:13-14). 이는 예수님이 들려주시는 ‘포도원 일꾼의 비유’가 지적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포도원을 농부들에게 세로 주었던 주인이 세를 받으려 종들을 보냈지만, 농부들은 세를 주기는커녕 주인의 종들을 폭행하고 살해했습니다. 심지어 주인의 아들을 보내자, 그들은 아들의 유산을 다 차지하자며, 주인의 유일한 상속자인 아들까지 죽여 포도원 밖으로 던져 버립니다(막 12:1-8). 북이스라엘과 남유다가 하나님께 저지른 일이 꼭 이와 같았습니다! 그럼에도, 사실 하나님께서는 앗수르와 바벨론을 통해 이스라엘 자손에게 행하신 일은, 그들이 모두 죽임을 당하게 한다는 의미에서 ‘멸망’이 아니라, 이방 땅으로 유배하신 것이었습니다(왕하 17:23). 비록 이방 땅으로 쫓겨나긴 했지만, 귀환과 회복에 대한 소망을 남겨두셨다는 말씀입니다. 그 뜻은 이런 것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자손에게 버림을 받으셨으나 그들을 버리지 않으셨고, 그들의 조상과 맺으신 언약을 파기하지 않으셨다.’ 


‘포도원 일꾼의 비유’에서 주인의 믿음을 저버린 농부들이 어떻게 되었습니까? 살인을 저지른 농부들은 죽음의 판결을 받았습니다(막 12:9). 그 판결대로 그들이 진멸되었습니까? 예수님께서는 이 비유의 교훈을, 하나님의 일을 보고 놀라워하는 시편 기자의 말씀으로 이어가셨습니다. “건축자가 버린 돌이 집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나니 이는 여호와께서 행하신 것이요 우리 눈에 기이한 바로다.”(시 118:22-23) 버려진 돌을 새로운 역사를 위한 머릿돌로 삼으시는 하나님의 행위는, 사람의 죄악이 역사의 결론이 되게 하지 않으시는 하나님을 보여주는 위대한 상징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을 남겨주신 뜻도 그와 같습니다. 두려운 것은, 하나님의 한없는 자비를 멸시하는 인간의 죄악의 간계입니다. ‘이스라엘 자손이 하나님을 버려도, 하나님은 그들을 버리지 않으시더라. 하나님께서 당장은 죄인들을 멀리 내쫓으셔도 그들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시더라’라는 오만한 상상 속에서 ‘하나님의 인자하심과 길이 참으심’을 멸시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입니다(롬 2:4). 


그러할 리는 없겠지만, 우리는 하나님 자비 앞에서 하나님에 대한 경외심을 잃어가는 모순적 상황에 있지는 않습니까? 하나님의 오래참으심을 오해하여, 우리의 태만함을 회개하지 않는 부분은 없습니까? 사도 바울이 복음을 받은 로마 교인들에게 하나님의 엄정한 심판을 가르쳤던 이유를 곰곰이 곱씹어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롬 2:4-5). 올해 교회력의 마지막 주간을 보내는 저와 여러분의 영혼이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으로 새로워지고, 우리를 구하러 오시는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기대로 맑게 깨어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아멘 


(오호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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