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이여 올라 앉으라 하리라 / 2025. 8. 24. / 사 57:14-19; 약 2:1-13; 눅 14:1-11

관리자
2025-08-30
조회수 154

2025년 8월 24일 주일예배 

성령강림 후 열한째 주일 

사 57:14-19; 약 2:1-13; 눅 14:1-11

벗이여 올라 앉으라 하리라 


예수님께서 바리새인 지도자의 집에서 베풀어진 안식일 식사에 참석하셨을 때, 그분 앞에는 한 수종병자가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바리새인의 안식일 식사에 참석하셨다는 것도 낯선 일이지만, 바리새인의 안식일 식사에 수종병자가 있었다는 점도 그에 못지않은 특별한 사정을 암시하고 있는 듯합니다. 그 자리에 참석한 바리새인과 율법교사들은 적어도 겉으로는 이런 상황에 대해 별다른 문제제기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예수님께서 그 수종병자를 고치심으로써 안식일을 범할 것인지를 주시하고 있었을 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향해 “안식일에 병 고쳐 주는 것이 합당하냐 아니하냐.”(눅 12:3) 하고 질문하셨습니다. 그들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자, 보란 듯이 그 사람의 병을 고쳐주셨습니다. 누구든지 자기의 아들이나, 소가 우물에 빠졌으면 안식일이어도 끌어내주는 것처럼 그의 병을 고쳐준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가르치셨습니다. 하지만 그곳에 있던 율법교사나 바리새인 중에 그 말씀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자리에 초대 받은 사람들이 서로 높은 자리에 앉는 것을 보시고 혼인 잔치의 비유를 들려주셨습니다. 누가복음 본문에서 이 비유는 수종병자의 치유 이야기의 후반부로서 사람의 교만에 대한 심도 있는 성찰을 이끌어주고 있습니다. 높은 자리를 선택한 사람들은 그 집의 주인처럼 지도층 인사들일 것입니다. 또한 안식일 식사에 낯모르는 병자가 드나드는 것을 허용할 바리새인이 없다고 본다면, 그 수종병자도 다른 사람들과 동류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고대의 철학자들이 수종병을 인간의 탐욕에 대한 은유로 사용한 사실을 염두에 두고 보면, 그 수종병자는, 남보다 더 높은 자리를 택하는 사회 지도층의 탐욕을 도드라져 보이게 하는 문학적 기능을 수행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온몸에 수분이 괴어 고통을 겪으면서도 물을 더 마시려는 욕구에 시달리고, 그 욕구를 채우다가 자신을 파괴하는 데 이르는 수종병의 특성이 인간의 탐욕의 파괴적 성격을 잘 드러내주는 까닭입니다. 


수종병자가 갖는 상징적 의미는 안식일 치유의 이야기의 목적어를 바꾸어보게 만듭니다. 곧 안식일에 치유 받아야 할 것은 사람의 육체적 질병만이 아니라, 사람이 자기 자신을 파괴하게 만드는 탐욕이라는 사실을 주목하게 한다는 말씀입니다. 이렇게 보면, 혼인 잔치의 비유도 달리 해석됩니다. 높은 자리를 선택한다는 것은 사람의 공명심이나 명예욕과 연관된다고 보기 쉽지만, 여기서는 그런 욕망의 자기 파괴적인 특성을 주목하는 것이 중요해집니다. “청함을 받았을 때에 차라리 가서 끝자리에 앉으라.”(눅 14:10)는 예수님의 말씀을, 욕망으로 인해 자신을 무너뜨리는 선택을 하지 말라는 뜻으로 새겨볼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는 말씀입니다. 높은 자리에 앉은 사람은 자기보다 더 큰 사람에게 자리를 양보하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고, 끝자리에 앉은 사람은 높은 자리로 올라앉으라는 말을 듣게 된다는 것은, 탐욕이 우리를 어디로 이끌어 가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탐욕은 이사야서에서도 핵심 주제로 나타납니다. 하나님이 함께하시는 ‘통회하고 마음이 겸손한 사람들’은 일반적 의미에서 겸손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그들은 ‘탐심의 죄악’으로 인해 하나님께 매를 맞았던 사람들입니다(사 57:17). 이 점에서 누가복음과 이사야서의 말씀은 일치합니다. 그러므로 ‘안식일에 병을 고쳐주는 것이 합당하냐’는 말씀은, ‘안식일에 이 탐욕스런 사람을 고쳐 주는 것이 합당하냐?’(눅 14:3)는 뜻이고, ‘하나님이 통회하고 겸손한 자와 함께 있다’는 말씀은, 하나님이 ‘탐욕의 죄악을 뉘우치는 백성과 함께 계신다’는 뜻으로 새겨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탐심을 비우고 끝자리를 선택하는 자에게 “벗이여 올라 앉으라.” 하고 말씀해 주실 것입니다. 우물에 빠진 자기 아들을, 자신의 소중한 소를 밖으로 “끌어내듯이” 당신의 날에 그를 멸망의 구덩이에서 “건져주실” 것입니다. 우리의 마음에서 탐심이 잦아들고, 평강이 솟아나기를 소망합니다. 


(오호영 목사) 

0

한국기독교장로회 삼일교회 

03381 서울특별시 은평구 녹번로 44-2 (녹번동) 

연락처 : 02-386-6257 │이메일 : samilchprok@gmail.com


Copyright 2026. 삼일교회 all rights reserved.

한국기독교장로회 삼일교회 

03381 서울특별시 은평구 녹번로 44-2 (녹번동) 

연락처 : 02-386-6257 │이메일 : samilchprok@gmail.com


Copyright 2026. 삼일교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