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일에 선을 행하는 것 / 2025. 8. 17. / 출 31:12-17; 갈 5:1-15; 마 12:9-14

관리자
2025-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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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8월 17일 주일예배 

성령강림 후 열째 주일 

출 31:12-17; 갈 5:1-15; 마 12:9-14

안식일에 선을 행하는 것 


오늘 예수님께서 들어가신 회당에는 한쪽 손이 마른 사람이 있었습니다. 굳어버린 손을 부여잡고 치유를 소원하고 있었을 그의 모습이 연상됩니다. 하지만 회당에 모인 사람들은 그 사람의 고통에 관심을 갖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을 해칠 생각뿐이었고, 예수님을 고발할 생각으로 말의 덫을 던졌을 뿐입니다. “안식일에 병 고치는 것이 옳으니이까.”(마 12:10) 예수님은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로 응수하셨습니다. 자기의 양이 구덩이에 빠졌다면 안식일이라도 그 양을 구해내듯이, ‘안식일에 선을 행하는 것이 옳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고 나서 그의 손을 회복시켜 주셨습니다. 바리새인들은 아무 말도 못하고, 바깥으로 나갔습니다. 분을 삭이며, 예수님을 죽여야 하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예수님이 무슨 일을 하셨는지는 조금도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어떤 일이어도, 안식일을 어긴 것일 뿐이라는 완고한 입장이었습니다. 


안식일 계명으로 예수님을 공격한 바리새인들의 행태는 율법주의의 부정성을 보여줍니다. 율법주의란 사람이 율법에 따라 살지 않으면,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떨어져 나가게 된다는 불안감을 조장하여 사소한 율법일지라도 절대적인 힘을 떨치게 만드는 일입니다. 강박관념으로 인간을 꽁꽁 묶는 일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율법주의에 빠지게 되면 사람보다 율법을 우선시하는 잘못을 범하게 됩니다. 바리새인들이 손이 굳은 사람의 고통을 공감하지 못하고, 예수님이 행하신 선한 일을 인식하지 못한 까닭은 그들이 율법주의에 사로잡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는 할례가 그리스도인을 온전한 하나님의 백성으로 만든다고 믿었던 갈라디아 교회의 교인들이 실제로는 그리스도께서 주신 자유를 빼앗는 결과를 야기한 데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율법 안에서 의롭다 함을 얻으려 하는 너희는 그리스도에게서 끊어지고 은혜에서 떨어진 자로다.”(갈 5:4) 


율법주의가 율법 자체에서 비롯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모든 율법이 ‘네 이웃 사랑하기를 네 자신 같이 하라’는 말씀에서 이루어졌다는 사도 바울의 가르침처럼, 율법이 이웃에 대한 사랑이 커지게 한다는 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경험적 사실이기도 합니다(갈 5:14). 오늘 출애굽기 본문을 보더라도, 율법은 이웃을 사랑하는 길을 가르치는 하나님의 말씀이 분명합니다. 모세를 통해 이스라엘 백성에게 전달된 하나님의 계명은 매우 엄했습니다. 안식일을 더럽히는 자와 안식일에 일을 하는 자는 누구든지 반드시 죽이라는 말씀이었습니다(출 31:15). 하지만 출애굽기 30-31장의 맥락을 고려할 때 이 말씀은 안식일 준수에 대한 일반적인 명령이 아니라, 회막 건축에 동원된 일꾼들에게 휴일을 보장하라는 말씀으로 이해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바로 앞에서 회막과 회막에 쓰일 기구를 만들도록 명령하신 하나님께서, 회막 건축이 아무리 중요하다고 해도 ‘쉼 없이 일하려 해서는 안 된다’는 뜻을 전달하신 말씀이라는 것입니다. 명령이 내리면 휴일에도 일할 수밖에 없는 일꾼들에게 ‘안식일에는 절대로 일하지 말라’는 하나님의 말씀이 어떻게 들렸을까요? 고대하던 쉼을 마련해 주시는 위안의 말씀이었을 것입니다. 


마태복음은 안식일 계명으로 예수님을 공격하는 바리새인들의 이야기에 앞서, 예수님의 마음에 관한 말씀을 들려준 바 있습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리하면 너희 마음이 쉼을 얻으리니 이는 내 멍에는 쉽고 내 짐은 가벼움이라 하시니라.”(마 11:28-30) 이 말씀은, 안식일 계명을 무거운 짐으로 만드는 바리새인들과 다르게, 안식일을 쉼과 치유의 날로 만드시는 예수님의 차이를 주목하도록 이끌어줍니다. 그것은 바로 예수님의 온유하고 겸손한 마음입니다. 화(火)와 욕망(慾望)으로 가득찬 마음은 율법주의로 타인을 억누르게 만들지만, 온유하고 겸손한 마음은 아프고 피곤한 이웃에게 치유와 쉼을 주려는 선의 원천이 된다는 말씀일 것입니다. 


(오호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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