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을 체험했다면... / 2025. 6. 1. / 창 28:10-22; 롬 8:33-39; 요 17:11-19

관리자
2025-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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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 1일 

부활절 일곱째 주일 

창 28:10-22; 롬 8:33-39; 요 17:11-19

하나님을 체험했다면... 


“누가 감히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떼어 놓을 수 있습니까? 환난입니까? 역경입니까? 박해입니까? 굶주림입니까? 헐벗음입니까? 혹 위험이나 칼입니까?”(롬 8:35). 이 사도 바울의 말씀은 초대교회 그리스도인들에게 피할 수 없는 고난의 현실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고난에 직면하더라도, 용기를 잃지 말고, 담대히 맞서 살도록 격려하신 말씀입니다. 


세계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공통으로 애송하는 시편 23편을 다시 한 번 음미해봅니다. 1, 2절은,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그가 나를 푸른 풀밭에 누이시며 쉴 만한 물 가로 인도하시는도다” 라고 읊조립니다. 나의 목자이신 주께서 나를 푸른 초장과 잔잔한 물가로 인도하신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다음 3절입니다. “내 영혼을 소생시키시고 자기 이름을 위하여 의의 길로 인도하시는도다”: 앞 1,2절의 ‘푸른 초장’ ‘잔잔한 물가’는 ‘안식’ 즉 ‘쉼’을 연상케 하지만, 이 3절은 ‘격렬한 삶’을 연상케 합니다. 의의 길이 어떤 길입니까? 예언자들이 목숨 걸고 줄기차게 외친 ‘정의’(체대카)의 길입니다.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신 “좁은 길” ‘바른 길’입니다. 박해받아 죽을 수도 있는 길입니다. 여기에 시편 23편이 지닌 역설적인 진리가 있습니다. 육신이 배부르고, 무사무탈 하기만을 바라는 사람은 영혼이 시들어 격렬한 삶의 현상에서 살기도 어렵거니와, 그런 세상에서 의를 실천하며 살기는 더욱 어렵습니다. 바로 이 3절이야말로 주께서 거친 세상에서 지친 영혼을 소생시켜주심으로 4, 5, 6절과 같은 놀라운 삶의 용기와 생명력을 지니고 험한 세상을 맞서 살게 하시는 것입니다. 


세상에 남을 제자들을 위한 예수님의 피눈물 나는 중보기도 역시 그러합니다. “…내가 세상에 속하지 아니함 같이 그들도 세상에 속하지 아니함으로”(요 17:14): 즉 세상으로부터 극심한 박해를 받게 될 제자들의 처지가 바로 시편 23편의 말씀과 상통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수께서는 제자들로 하여금 안락한 삶을 살도록 가르치신 게 아니었던 것입니다. 거슬러 올라가 오늘 우리가 봉독한 야곱 이야기 역시 그런 역경 가운데서 겪은 ‘하나님 체험’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사는 시대는 어떻습니까? 비록 저 옛날 박해와 같지는 않을지라도, 그리스도인 역시 날마다 밀려드는 스트레스와 불안을 잠재워 줄 위로와 쉼이 필요합니다. 그리하여 교회에 나타난 현상이 경배와 찬양, 치유집회, 간증집회 등 영성운동이고 마음수련입니다. 개신교만이 아닙니다. 가톨릭도, 불교까지도, 심지어 대중문화와 비즈니스, 스포츠, 정치, 소비시장에서까지 ‘마음수련’이 보편화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표면적으로는 뭔가 이뤄지는 것 같은데, 결과는 마치 ‘오징어게임’처럼 자기소진적이라는 데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가장 중요한 것이 빠졌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이효리 부부가 제주도에서 멋진 삶을 선보이고 있을 때, 그들 부부를 선망하여 제주도로 거처를 옮긴이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이효리 부부는 재산을 팔고 육지로 떠나버린 것입니다. 그들 부부를 따라 제주도까지 따라간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성서에서 말하는 쉼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닙니다. 쉼을 통해 어떻게 살 것인지가 목적입니다. 개혁교회, 그 가운데서도 스코틀랜드 장로교 전통에서는 그리스도인들이 구원받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구원받는 목적이 무엇인지를 말합니다. 시편 23편에서처럼 푸른 초장과 잔잔한 물가에서 쉼을 누리는 것이 목적이 아닌 쉼을 통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말하는 것입니다. 왜 구원받아야 하는가? 섬기기 위해서입니다. 구원받지 않은 사람은 주께서 말씀하신 심김의 삶을 살 수 없습니다. 구원받은 사람이라야 그리스도인으로서 사람답게 살 수 있습니다.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우리의 목자이신 주께서는, 우리가 세상에서 지치고 힘들 때마다 푸른 초장과 잔잔한 물가로 인도하여 쉼을 누리게 하십니다. 그리고 그 쉼 가운데서 유약해진 삶의 의지와 영혼을 치유해주시고, 새로운 희망과 용기로 거친 세상에서 사랑과 정의를 실천하며 살아가게 하십니다. 


(하태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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