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 사람들을 돕고 / 2025. 5. 18. / 겔 34:25-31; 행 20:28-35; 요 10:22-29

관리자
2025-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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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5월 18일 주일예배 

부활절 다섯째 주일 / 5.18민주화운동기념주일 

겔 34:25-31; 행 20:28-35; 요 10:22-29

약한 사람들을 돕고 


“내 양은 내 음성을 들으며 나는 그들을 알며 그들은 나를 따르느니라.”(요 10:27) 예수님께서 유대인들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성서에는 주님과 우리의 관계를 목자와 양에 비유하는 말씀이 많습니다(겔 34:31). 목자가 양을 치는 수단이라고 하면 지팡이와 막대기가 먼저 생각나는데, 이는 시편 23편의 아름다운 문장이 우리 마음에 새겨져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하시나이다.” 사실 목자는 양을 치는 여러 가지 수단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팡이와 막대기로 대열에서 이탈하는 양을 데려오기도 하고, 훈련된 개를 부려서 양떼를 몰아가기도 합니다. 또한 휘파람을 불거나 소리를 내기도 합니다. 잘 모르지만, 그것은 주로 개를 부리는 명령어라고 여겨집니다. 물론 양도 목자가 내는 소리를 듣고 반응할 수 있습니다. 목자의 소리를 듣고서 반응하는 능력 면에서 개보다는 못하겠지만, 양도 그러한 소통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주님의 음성을 듣는 양에 대한 저 말씀은, ‘말씀’을 통해 주님과 소통하는 일이 갖는 중요성을 돌아보게 해 줍니다. 우리의 현실적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주님께서 우리를 인도할 때 사용하시는 수단은 ‘말씀’입니다. 시편 119편에서 시인은 자신이 잘못된 길로 나아가지 않도록 주님의 말씀을 자신에게 세워달라고 간구합니다. 양의 생명을 위협하는 들짐승의 공격을 지팡이와 막대기로 막아주는 목자처럼, 말씀으로 자신이 받는 온갖 미혹을 물리치게 해달라는 청원입니다. “내 마음을 주의 증거들에게 향하게 하시고 탐욕으로 향하지 말게 하소서 내 눈을 돌이켜 허탄한 것을 보지 말게 하시고 주의 길에서 나를 살아나게 하소서 주를 경외하게 하는 주의 말씀을 주의 종에게 세우소서.”(시 119:36-38) 시인은 자신을 살린 것은 주님의 말씀이라고 고백합니다. “이 말씀은 나의 고난 중의 위로라 주의 말씀이 나를 살리셨기 때문이니이다.”(시 119:50) 그에게는 ‘말씀’이 바로 주님의 지팡이이며 막대기였던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감독들에게 교회를 부탁하면서 자신이 가르친 복음에 굳건히 머물라고 말씀합니다. 그의 권면에서 주목할 만한 표현은, 감독들을 ‘말씀에 부탁한다’고 말한 부분입니다. “지금 내가 여러분을 주와 및 그 은혜의 말씀에 부탁하노니 그 말씀이 여러분을 든든히 세우사 거룩하게 하심을 입은 모든 자 가운데 기업이 있게 하시리라.”(행 20:33) 우리는 흔히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지키십시오’ 라고 ‘말씀’을 목적어로 표현하지, ‘말씀’을 주어로 표현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바울은 ‘여러분을 그 은혜의 말씀에 부탁한다’고 ‘말씀’을 주어로 말한 것입니다. 이는 주님의 말씀을 주님 자신으로 여기는 바울의 사상이 나타난 표현이라고 여겨집니다. 그 의미를 해석해 본다면, 감독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찾고 이해한 정도를 뛰어넘는 말씀의 역사를 간구한 것으로 이해됩니다. 다시 말해서, 주님의 말씀이 감독들을 사로잡고, 깨우치고, 훈계하고, 인도함으로써, 그들로 하여금 자기 자신을 지키고, 교회를 지킬 수 있게 해달라는 뜻이 담긴 말씀이라는 것입니다. ‘말씀’이 감독들의 도구가 아니며, 오직 하나님의 도구라는 사도 바울의 선명한 인식이 엿보입니다. 


우리는 양처럼 약합니다. 목자의 보살핌 없이는 광야 같은 이 세상에서 살아갈 수 없는 존재입니다. 최선을 다한다고 해도, 우리 자신의 힘만으로는 삶을 온전히 꾸려가기 어렵습니다. 그런 우리를, 지금껏 보살펴 주신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은 지팡이와 막대기로, 곧 당신의 말씀으로 우리를 깨우치셨고, 우리가 마땅히 걸어가야 할 길로 인도해 오셨습니다. 두려워 움츠리고 있었을 때 우리 곁에 계셨던 주님은 얼마나 고마운 분이신지요. 우리는 지금도 약하지만, 다른 약한 사람을 도울 줄 아는 사람이 되었고, 그만큼 강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주님이 우리를 안위해 주셨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우리의 강함이십니다. 


(오호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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