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 2025. 4. 6. / 신 6:1-15; 요일 3:11-24; 요 13:31-35

관리자
2025-04-12
조회수 8

2025년 4월 13일 주일예배 

사순절 다섯째 주일 

신 6:1-15; 요일 3:11-24; 요 13:31-35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12.3 내란은 진압됐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것’은 아닙니다. 전 국민의 마음을 무겁게 짓누르고 몸까지 병들게 만든 무서운 일이 일어났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어떤 분의 표현처럼, ‘12월 3일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대한민국을 공격한 날’입니다. 국회의 1차 탄핵소추안 부결, 경호처의 윤 대통령 체포 방해, 서부지법에 대한 폭도들의 난동, 대통령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미임명, 윤 대통령의 구속을 취소한 사법부와 검찰의 행태 등 일련의 사태는 그 자체로 대한민국에 대한 전방위적인 공격 행위였습니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헌법재판소의 파면 선고가 있기까지 우리의 속이 그토록 답답하고, 몸까지 아팠던 이유는 우리가 실제로 공격을 당했기 때문입니다. 


월터 윙크(Walter Wink)는 악이 지배체제와 정치적 제도들 속에 들어와 실제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그는 악의 힘을 경험한 사람들의 증언을 자신의 책에 기록하였습니다. “명백한 악의 기운이 공기 중에 떠있었고, 불길한 예감을 주는 위협으로 충만한 대기가 독일 전 국토에 드리운 것 같았다. […] 우리를 태운 비행기가 이륙하는 순간 무거운 불안과 긴장감이 어깨에서 내려지는 것을 느꼈다.”(『사탄의 체제와 예수의 비폭력』, 38-39) 이 진술은 각각 1930년대 나치가 지배하던 독일을 방문했던 사람들과 인종차별의 적대감으로 가득했던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다녀온 분들이 자신의 체험을 증언한 것입니다. 악의 힘은 우리의 정신과 신체로 느낄 수 있는 분명한 실재라는 얘기입니다. 


오늘 요한복음 본문은, 유다가 예수님을 공회에 넘겨주는 사건이 시작되는 장면입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유다가 예수님을 떠난 것이, ‘사탄’이 그 속에 들어감으로써 실행되었다고 말씀하는 부분입니다(요 13:27). 사탄은 지금까지는 잘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대제사장들과 바리새인들이 예수님에 대해 가졌던 적대감이나, 예수님을 죽이려던 군중이 품었던 살의는 분명히 사탄이 작용한 일이었습니다(10:22-42). 성서는 사탄을 공상적 존재로 그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사람들 속에(막 1:21-28), 혹은 정치적 제도들 속에(계 12-13장) 들어와서 작용하는 구체적인 힘이라고 설명합니다. “사탄의 실재를 일체 인정하지 않는 것은 순진한 태도입니다. 구조적인 악을 이해하고, 타락한 정치체제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그 외적 형태뿐만 아니라 내적 영성까지 직면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물질적 기풍만으로는 알 수 없는 영적인 분별력과 실천을 통해서만 우리는 실재를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윙크, 39) 


예수님께서는 유다의 영성이 대제사장과 바리새인들의 영성을 닮아가는 것을 보시고 괴로워하셨습니다(요 13:27). 모세도 가나안 사람들의 삶을 규정하고 있는 그들 내면의 영성을 지켜보고서, 절대로 그 영성에 동화되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였습니다. “너는 조심하여 너를 애굽 땅 종 되었던 집에서 인도하여 내신 여호와를 잊지 말고 네 하나님 여호와를 경외하며 그를 섬기며 그의 이름으로 맹세할 것이니라 너희는 다른 신들 곧 네 사면에 있는 백성의 신들을 따르지 말라.”(신 6:12-14) 사도 요한도, 사람의 모든 행위는 그 사람의 영성이 드러나는 것이라고 가르칩니다. 형제에 대한 미움을 품고 있는 사람의 내면에는 영원한 생명이 거하지 못하며, 궁핍한 형제를 보고도 도와줄 마음을 갖지 않는 사람에게는 하나님의 사랑이 거하지 못한다고 말씀합니다. 마찬가지로 형제자매를 사랑하는 사람은 하나님의 사랑을 품고 있는 사람이며, 그 사랑의 본질은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는 것과 동일한 것이라고 가르칩니다(요일 3:15-17). 


내란세력을 지배하고 있는 악에 많은 사람들이 병들고 있습니다. 서로에게 가인(קַיִן, Cain) 같은 자가 되라고 부추기는 준동에 도처에서 싸움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악의 술책을 만만하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악은 악과 싸우는 자들에게도 쉽게 전염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성령이 우리를 사랑으로 가득 채워주시기를 간구합시다. 


(오호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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