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진 자들을 모으시리니 / 2025. 1. 19. / 사 11:10-13; 고전 3:1-9; 막 9:38-50

관리자
2025-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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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월 19일 주일예배 설교 

주현절 둘째 주일 

사 11:10-13; 고전 3:1-9; 막 9:38-50

흩어진 자들을 모으시리니 


오늘 이사야의 예언에는 새로운 다윗을 기대하는 이스라엘의 소망이 나타나 있습니다. 민족들이 이새의 뿌리에서 난 그 인물을 찾아 다시 모여들 때 그의 거처가 영광스럽게 될 것을 바라보고 있습니다(사 11:10). 이는 이스라엘이 회복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예언입니다. 다시 말해서, 이스라엘 나라의 회복이 다 이루어져서, 그 다음에 열방이 찾아오고, 흩어져 있던 이스라엘이 돌아온다는 것이 아니라, 이새의 뿌리에 난 그 싹을 보고서 열방과 흩어졌던 이스라엘이 다시 모이는 것으로서의 회복입니다. 


이새의 뿌리에서 난 그 인물은 열방을 향해 열려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아닌 다른 민족이라고 해서 배타하지 않습니다. 그는 이스라엘 선민의식의 배타성을 갖지 않은 존재입니다. 열방이 이스라엘로 돌아올 수 있는 건 이러한 그의 관용과 포용적 태도에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또한 그는 이스라엘의 쫓긴 자들과 유다의 흩어진 자들을 모두 끌어안을 수 있는 존재입니다. 에브라임과 유다가 서로 질투하고, 서로 괴롭게 하던 적대감이 그 앞에서 없어질 것입니다. 이방 땅으로 사로잡혀 갔다가 귀향한 포로민들과 이스라엘 땅에서 계속 살아온 토착민들 사이의 갈등은 그 골이 매우 깊었습니다. 토착민들은 포로민들의 귀향을 반기지 않았는데, 포로민들이 이방 땅의 종교와 문화로 인해 부정해졌다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학개서 2장에는 포로민들을 부정하게 여기는 토착민들의 인식을 보여주는 말씀이 있습니다. 거기서 예언자 학개는 하나님의 이름으로 제사장들에게 율법에 대해 질문합니다. “가령 한 사람이 제물로 드리려고 자기 옷자락에 고기를 쌌는데 그 옷자락이 만일 떡에나 국에나 포도주에나 기름에나 다른 음식물에 닿았으면 그것이 성물이 되겠느냐?”(학 2:12) 이에 제사장들은, ‘그 고기는 성물이 되지 못한다’라고 대답합니다. 두 번째 질문도 그와 같습니다. “시체를 만져서 부정하여진 자가 그 고기 중 하나를 만지면 그것이 부정하겠느냐?”(2:13) 제사장들은 ‘부정하다’고 대답합니다. 이처럼 토착민들은 귀향한 포로민들을 부정하게 여겼습니다. 그런데, 이새의 뿌리에서 난 그 인물은 이와 같은 편견이 없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앗수르와 애굽에서 돌아온 사람들, 바드로스와 구스와 엘람, 시날과 하맛과 바다 섬들,” 곧 모든 이방 땅에서 이스라엘로 돌아오는 귀향민을 포용하는 존재가 바로 ‘만민의 기치로 설 그 인물’인 것입니다. 그는 온 세상을, 온 이스라엘을 화목하게 하는 하나님의 종입니다. 


예수님은 “너희 속에 소금을 두고 서로 화목하라.”(막 9:50)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작은 자 하나라도 실족하게 해서는 안 된다”(9:42)는 예수의 엄중한 경고는 그 어떤 배타성도 용납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예수님의 모습은 단지 작은 자를 생각하는 그분의 입장이나 화평을 도모하려는 의지만 나타내는 건 아닙니다. 이새의 뿌리에서 난 싹이 만민을 모으는 존재인 것처럼 예수님은 모든 사람을 모으시는 분이라는 걸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 무엇도 예수님께서 사람들을 모으시는 일을 가로막지 못합니다. 예수님께 나아오는 사람을 검열하듯 행동해서는 안 됩니다(9:38). 


사랑이신 하나님은 오직 사랑하실 수만 있는 분입니다. 4세기 교부인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하나님의 사랑에 대해 사유하면서, ‘하나님은 사랑하고 계신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amor amatur’ 곧 사랑은 사랑하게 되는 것일 따름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사랑하는 자와 사랑받는 자의 구별이 없는 무한하고 영원한 사랑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사랑이 하나님의 사랑을 반영한다면, 우리는 그 대상 안에 있는 신적인 존재 근거를 사랑하는 것입니다. 만약 우리가 어떤 대상이나 어떤 사물을 그것의 신적인 존재 근거에서 떠난 채, 대상 그 자체 때문에 사랑한다면, 우리는 잘못된 방향으로 사랑하는 것이 되며,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하나님에게서 떠나게 됩니다(파울 틸리히). 하나님의 사랑으로 성육신하신 예수 그리스도는 만민의 기치로 서 계십니다. 그분 안에서 모든 사람은 하나가 됩니다. 그분의 본성은 영원한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 


(오호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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