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개'-상향을 향한 결단(겔18:25-29; 빌2:1-11;마21:28-32 / 2001.10.14)

관리자
2024-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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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께서는 회개를 모르는 유대의 지도자들을 향해서 "세리와 창기들이 너희보다 먼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갈 것이다"고, 저들이 듣기에는 심히 불쾌한 말을 하고 계십니다. 사실이 그랬습니다. 저들은 조상 덕분에 온갖 특권을 누리면서도 하나님께는 불순종으로 일관하였습니다. 회개할 줄을 몰랐습니다. 저들에 비하면 이스라엘 공동체 안에서 천대받으며 사는 세리와 창기들이 오히려 회개의 열매를 맺었던 것입니다.

일찍이 바빌론에서 포로 생활을 하는 이들 가운데서도 그런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처음에 이들은 자신들의 죄를 뉘우치는 기색이 보였습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2세, 3세에 이르자 생각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저들은 또 다시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상실하고, 이방 바빌론 문화에 동화되어갔습니다. 우상숭배를 즐기고, 방종을 일삼고, 가난한 동족을 멸시하고, 매사를 조상 탓 만하고, 심지어 하나님이 과연 공평한 분이냐고, 하나님까지 원망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처럼 회개를 모르는 이들을 향해서 에스겔은 각자가 자기 죄에 대해서는 자기가 책임지고 회개하라고 외쳤습니다. 이를테면 "아비가 신포도주를 마셨다고 해서 자식의 이가 시린 게 아니다"며 죄의 개인 책임론을 제기한 것입니다. 그때까지 만해도 이들은 죄에 대한 개인 책임의식이 빈약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죄 가운데 살면서도 그 죄의 결과로 인해 이스라엘 공동체의 희망이 사라진다는 생각을 못했습니다. 예수께서 회개를 말씀하실 때 바로 개인의 책임을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 각 사람은 빌립보서에서 사도 바울의 가르침을 귀담아 들어야 합니다. 그리스도인은 각 사람이 그리스도께 자신의 삶을 바친 사람들입니다. 그러므로 각 사람은 그리스도를 삶의 모범으로 삼고, 그리스도를 자기 삶의 거울로 삼아야 합니다. 때문에 중요한 것은 맏아들이냐 둘째 아들이냐가 아닙니다. 주님 앞에서는 기득권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특권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항상 자신을 뒤돌아보며 잘못을 뉘우치고, 죄를 회개하는 사람이라야 하나님께로부터 사랑 받는 하나님 나라의 백성입니다.

오늘날 우리의 지도층 사람들이 벌이는 행태를 보면 실망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그리하여 많은 국민들이 저들을 향해 불평과 불만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들을 욕하면서도 자신들의 삶은 저들과 다를 바 없다면 그런 국민에게는 희망이 없습니다. 나라의 장래는 지도층 사람들만의 몫이 아닙니다. 국민 개개인에게도 나름으로 자기 몫이 있습니다. 때문에 세상을 비난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이 먼저 뉘우치고 고칠 것이 없는가 살펴야 합니다.

정신 심리학에 '삶의 본능'(bio-philia/상향)과 '죽음의 본능'(necro-philia/하향) 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세상을 향한 비난과 원망을 '하향'이라면, 자신을 성찰하며 미래를 가꾸는 삶을 '상향'이라 할 수 있습니다. 회개는 바로 죽음의 그늘로부터 생명의 빛으로 돌아서는 것이요, 하향의 생활로부터 상향의 생활로 방향 전환하는 행위입니다.

못난 사람은 항상 부모 탓하고, 남 탓하고 세상 탓합니다. 좋은 친구는 사귀지 않고, 나쁜 친구만을 사귑니다. 하지만 세상을 복되게 하는 사람은 남 원망보다는 자신을 성찰하며 뉘우치는 생활을 합니다. 그리스도인은 자신을 타락한 세상에 비춰보지 않고, 그리스도께 비춰봐야 합니다. 낮은 자리로 오셔서 겸손으로 섬기는 주님의 삶을 본받아야 합니다. 주님을 흠모하고, 주님을 찬양하고, 주님의 거룩하심을 높여야 합니다. 회개를 아는 이들만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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