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안에 머물러 있지 말라(사55:6-11; 빌1:21-26; 마20:1-16 / 2001.10.7)

관리자
2024-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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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야는 현실에 안주하고 있는 이들을 향해서 "너희 목마른 자들아 내게 오라"고 합니다. "너희는 여호와를 만날만한 때에 찾으라 가까이 계실 때에 그를 부르라"(사55:5)고 합니다. 이스라엘은 오랜 포로 생활 끝에 조국으로 돌아갈 기회를 맞이하게 됩니다. 그러나 막상 70여년 동안 살던 땅을 등지고 떠난다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나 봅니다. 그들은 그곳 생활에 익숙해 있었고, 나름으로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조국 이스라엘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불안하기만 하였습니다. 어찌 그 같은 불확실한 땅을 향해서 떠날 수가 있다는 말인가! 그럼에도 다른 한편에서는 떠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강박을 떨쳐버릴 수가 없습니다. 아무리 안정된 생활이 있을지라도, 하나님의 선민으로서 희망 없는 생활을 언제까지나 계속 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저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망설이고 있었습니다. 바로 이럴 때 하나님께서는 이사야를 통해서 "너희 목마른 자들아 내게 오라"고 하신 것입니다.

"너희 목마른 자들아 내게 오라." 이 말씀은 오늘 우리에게도 참으로 놀라운 상상력을 제공합니다. 이 말씀은 '자신들의 제한된 생각으로 살길을 재어보는 태도'를 버리고, 생명의 근원이신 하나님을 믿고 하나님께 나아오라는 것입니다. 죄 된 생활 가운데 머물러 있지 말고 거기서 벗어나라는 것입니다. 사람이 아무리 자기 살길을 궁리해본들 하나님의 계획과, 하나님께서 하실 수 있는 일을 넘어설 수 없습니다. 인간의 상상력이 아무리 풍부한들, 하나님의 상상력을 넘어설 수는 없습니다.

인간의 어리석음은 '자기 안에 머물러 있는 것'입니다. 자기 방식으로 세상 이치를 재어보고, 자기 방식으로 살길을 찾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얻은 것을 지키기 위해 모든 에너지를 집중합니다. 자기 안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이렇게 사는 것을 너무나 당연하게 여깁니다. 하지만 성경의 견해는 다릅니다. 생명의 길은 자기 안에 있지 않습니다. 생명은 하나님께서 주셔야 하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은혜로서 주셔야 합니다. 희망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간이 자기 안에서 궁리해낸 희망이란 물거품에 불과합니다. 참된 희망은 하나님께로부터 옵니다. 희망이 현실로 나타나기를 바란다면 고정관념을 깨트려야 합니다. 달팽이가 아무리 견고한 집을 지니고 있을지라도 살려면 자기 집밖으로 몸을 내밀어야 하듯, 사람 역시 생명의 길을 찾는다면 자기 밖으로 나와야 합니다. 자기 안에 머물러 이 궁리 저 궁리 해봐도 결과는 '목마름' 뿐입니다.

예수께서도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뒤집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본문을 '노동과 분배'라는 차원에서 해석함으로써 자본주의의 경제 논리를 비판하는 도구로 이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예수께서는 누구나 하나님 앞에서 기득권을 주장할 수 없다는 뜻으로 하신 말씀입니다. 분명 이 이야기는 선민이라는 차별의식을 지닌 유대인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을 것입니다.

빌립보서에서 사도 바울은 우리의 삶을 한 차원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그는 사는 것도, 죽는 것도 주님의 은혜로 여기고 있습니다. 그의 삶은 오로지 그리스도에 의해서만 조명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그는 생과 사를 초월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겠습니까? 자기 안에서 '떠나' 그리스도 안에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자기 안에 머물러 있는 사람은 희망이 없는 사람입니다. 오늘의 현실에 안주하는 사람은 결코 새 역사의 일꾼이 될 수 없습니다. 거친 환경일지라도 하나님을 믿고 나아가는 사람이라야 새로운 역사의 일꾼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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