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을아버지로모신이들(창1:26-31; 요일3:1-9; 눅12:1-7 / 2001.9.16)

관리자
2024-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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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물질이 꼭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내가 누구인가' 하는 자기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일입니다. 아무리 재물이 많아도 정체성이 바르게 서 있지 않으면 그가 지닌 재물은 근심거리가 되기 쉽습니다.

정체성을 구성하는 요소는 다양합니다. 좁게는 자신의 역할과 관련되는 사회 경제적인 측면이 있고, 넓게는 자신의 존재 기반을 구성하는 문화 종교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정체성은 하나님의 자녀라는 인식입니다.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부릅니다. 자신을 하나님의 자녀라고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성서는 이에 대해서 생생한 그림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우선 구약에는 언약사상이 있습니다. 혈연관계가 아니라 계약관계 입니다. 신약에는 양자사상이 있습니다(롬8:14-17, 고전1:7, 갈3:26-27). 모든 인류가 하나님께로부터 생명의 은혜를 입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신실한 믿음으로 비로소 자녀됨이 보증된다는 측면에서 양자사상입니다.

오늘 우리가 봉독한 요한일서 기자의 뇌리 속에는 창세기의 말씀이 들어 있습니다.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았다는 것입니다(창1:27). 인간은 그만큼 존귀한 존재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지금은 죄로 인해 하나님의 형상을 잃었으나 언젠가 그 아름다운 형상을 회복할 때가 있으리라는 소망을 지니고 살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말고 항상 정결하기를 힘쓸 것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은 마치 보석으로 변해야 할 원석과 같습니다. 갈고 닦아서 빛나는 존재로 거듭나야 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신앙은 자기 부정을 거침으로써 내면의 빛을 발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때문에 그리스도인은 죄에 대해서 관용하지 말아야 합니다. 어쩔 수 없이 죄를 짓는 경우가 있기는 해도, 그렇다고 해서 '인간이니까 어쩔 수 없어' 라고 죄를 정당화시킬 수는 없습니다.

또한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씨"(요일3:9)를 지닌 사람으로 묘사되기도 합니다. 이는 '하나님께로 난 자' 혹은 '하나님의 자녀'라는 구체적인 표현입니다. 초대교회에 풍미했던 영지주의자들은 인간을 '육체의 씨로 난 자'라고 하였습니다. 이 표현대로라면 죄 짓는 행위들은 어쩔 수 없는 것'이 되고 맙니다. 복음은 이에 대해서 강력히 경계했습니다. 인간은 '하나님께로 난 자' 입니다. 그리고 하나님께로 난 자에게는 세상 죄악을 이길 수 있는 '말씀의 힘'과 '성령의 능력'을 선물로 받습니다.

누가복음에서 예수께서는 인간이 얼마나 존귀한 존재인가를 말씀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이 말씀이 이뤄진 배경이 인상적입니다. "그동안에 무리 수만 명이 모여 서로 밟힐 만큼 되었더니 예수께서 먼저 제제들에게 말씀하여 가라사대 바리새인들의 누룩을 주의하라"(눅12:1). 예수께서는 다중에게는 관심이 없으시고 "먼저" 제자들에게 "바리새인의 위선을 조심하라"고 하십니다. 다중은 두려운 존재입니다. 그리스도인이 다중을 의식하게 되면 바리새인들처럼 위선자가 되기 쉽습니다. 다중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진리를 왜곡하고 진실을 외면하게 됩니다. 만일 다중의 협박을 두려워하게 되면 빌라도처럼 죄없는 자를 십자가에 달도록 내주고 맙니다. 때문에 진리의 복음, 생명의 복음을 증거하는 제자들이 가장 경계할 일은 다중의 집단 열광과 협박입니다.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참새 한 마리의 목숨까지도 하나님께서 보호하신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하셨습니다. 우리가 진정 두려워해야 할 분은 골방에서 만나는 하나님이십니다. 그리스도인은 사람 앞에서 보다 하나님 앞에서 자기를 바로 세워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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