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 그리고 사람(창2:4-7; 행9:1-9 / 2001.9.2)

관리자
2024-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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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는 "여호와 하나님이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령이 된지라"(창2:7)고, 사람이 흙에서 태어났음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본문에서 '흙'은 히브리어로 '흙의 먼지' '흙의 티끌'로 읽힘으로써 흙을 닮은 사람의 성질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흙은 상반된 두 가지 성질을 지니고 있습니다. 흙이 물과 접촉하면 부드러워집니다. 그러나 같은 흙이라도 불과 접촉하면 굳어집니다. 물에 반죽된 흙은 어떤 형태로든 변형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불에 구워지면 단단해져서 변형이 어렵습니다.

왜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하필이면 흙으로 지으셨을까요? 흙의 성질과 관련해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 이유는 흙의 유연함을 들 수 있습니다. 흙에 수분이 섞이면 촉촉해지고 만지기 부드럽습니다. 수분이 있어야 농사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흙에 섞인 수분은 항상 그대로 있지 않습니다. 비가 내리지 않으면 수분이 말라 먼지가 일고 땅이 갈라집니다. 그러다가 비가 오면 메말랐던 땅은 다시 수분을 받아들여 부드러워집니다. 유연하게 됩니다. 사람의 경우도 수분을 지닌 토양처럼 부드러운 사람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사람을 흙의 성질을 지닌 사람으로 볼 수 있습니다.

둘째, 흙의 유연함이 어느 순간 불에 달궈지면 딱딱해집니다. 도자기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부드러운 흙으로 만든 그릇을 초벌 굽고, 유약을 발라서 다시 굽습니다. 섭씨 2천도가 넘는 불에서 몇 시간을 구워낸 그릇은 흙으로서의 유연성은 완전히 사라집니다. 이처럼 굳어진 그릇은 자기 힘으로 흙으로서의 유연성을 회복할 수 없습니다. 외부의 물리적인 힘을 가해서 깨뜨리고, 먼지가 되도록 갈아 부수지 않으면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화석인 채로 머물러 있게 됩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살다보면 자기도 모른 사이에 화석처럼 굳는 상태가 되어 있습니다. 저마다 인생 목표를 향해 열심히 살다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불에 구워진 흙처럼 굳어 있는 모습을 발견합니다. 세상이라는 가마 속에서 굳어진 것입니다.

바울의 변화되기 이전의 모습을 봅시다. "사울이 주의 제자들을 대하여 여전히 위협과 살기가 등등하였더라." 사도행전 본문 말씀은 예수 믿는 사람을 핍박하면서 그가 얼마나 완악하고 딱딱해졌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바울 역시 본래는 흙의 유연함을 지니고 태어난 '사람'입니다. 그럼에도 유대교라는 종교적 독선과 아집 가운데 살면서 굳을 대로 굳어진 것입니다. 그처럼 굳어진 사울이 어떻게 다시 유연함을 회복했습니까? 다메섹으로 향하던 사울이 홀연히 하늘로부터 비추는 빛에 의해 깨어졌습니다. 돌처럼 굳은 사울이 깨지고 부서져서 흙의 본성을 되찾은 바울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복음은 사람의 본래 모습을 되찾게 해줍니다. 더 나아가서 새로운 사람이 되게 합니다.

세 번째 이유는, 흙과 생기의 관계입니다. 아무리 잘 생긴 사람이라도 생기가 없다면 죽은 흙에 지나지 않습니다. 수분이 사라진 흙이 딱딱해지는 것처럼 하나님의 생기가 사라진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굳어진 땅이 농사에 도움이 안되듯이, 거칠고 완악해진 마음은 하나님 사업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방해가 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여러분은 하나님의 생기를 머금고 있는지, 아니면 생기는 사라지고 불에 달궈진 흙처럼 굳어져 있는지 스스로를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가까이 있는 이들을 힘들게 하는지, 풍요롭게 하는지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은 하나님의 생기로 충만하여 흙의 유연성을 잘 간직하시기 바랍니다. 살아 있는 영이 되시기를 바랍니다.(김창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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