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를 기다리는 농부처럼(사35:1-10; 약5:7-10; 마11:2-11 / 01.12.23 )

관리자
2024-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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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교회 그리스도인들은 주의 재림이 임박했다는 기대 속에서 살았습니다. 그리하여 야고보는 '비를 기다리는 농부처럼' 살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 한국은 봄·여름·가을·겨울 이렇게 4계절이 뚜렷이 나뉘어 있지만, 팔레스타인 지역은 건기와 우기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1년에 두 차례 우기가 있는데, 10월 하순에서 11월 상순에 내리는 비를 '이른 비'라고 하고, 4월과 5월에 내리는 비를 '늦은 비'라고 합니다. 농부들은 전적으로 이 비에 의존해서 농사를 짓습니다. 그리하여 때맞춰 씨를 뿌리지 않으면 그 해 농사는 기대할 수 없게 됩니다. 이런 기후 조건으로 인해 '준비하고 기다림'이 농부들의 삶의 양식이 되었습니다.

바로 이런 생활 양식에 의해서 그리스도인은 '주의 재림을 기다리는 농부처럼' 살라고 한 것입니다. 기다림의 삶은 필연적으로 '인내'가 따라야 합니다. 사람들과는 다투지 않고 인내로 살아야 합니다(히10:24-25). 모든 육체는 그리스도께 바쳐져야 하기 때문에 허랑 방탕하지 말아야 합니다. 절제하며 주께서 거하실 '성전'처럼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그렇다면 주의 재림은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주님은 '희망'으로 오시는 분입니다. 이사야의 표현을 빌리면 사막이 옥토로 변하고, 귀머거리의 귀가 열리며, 저는 자들이 사슴처럼 기뻐 뛰는 놀라운 일이 벌어지는 희망으로 오십니다. 하지만 아무에게나 그런 희망이 실현되는 게 아닙니다. "여호와의 구속함을 받은 자" "깨끗함을 받은 자"라야 그 같은 희망을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예언자는 왜 희망을 말하는가? 새롭게 준비시키기 위해서입니다. 자포자기로 사는 인생들에게 새로운 삶을 열어주시기 위해서입니다. 답답한 현실에서 잠시 눈을 돌려 하늘의 이치를 깨닫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낡은 생활을 버리지 못한다면 희망은 물거품이 되고 맙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수많은 고난 가운데서도 소멸되지 않고, 그 복된 생명이 존속된 것은 고단한 삶을 희망으로 해석한 이들의 신앙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구속함을 입은 자"란 절망을 희망으로 해석하고, 죄악으로 오염된 세상을 털어 버리고 일어선 자를 뜻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기 인생을 변화시킬 기회가 올지라도 기회를 맞이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으면 소용없는 일입니다. 희망을 가진 사람은 아무리 어려운 일을 겪어도 세상 탓만 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희망을 잃은 사람은 그 가슴에 세상을 향한 분노로 가득합니다. 누군가를 원망하며 화를 품고 삽니다. 야고보는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형제들아 주의 이름으로 말한 선지자들로 고난과 오래 참음의 본을 삼으라"(약5:10).

마태복음에서 예수께서 하신 말씀은 우리 그리스도인의 꿈과 희망이 무엇이어야 하는 가를 생각하게 합니다. 그리스도인의 꿈은 세상 사람들과는 달라야 합니다. 세상 사람들은 소위 '성공'을 희망의 목표로 삼습니다. 그리하여 세례 요한처럼 성공한 사람을 만나보러 너도-나도 광야로 나갑니다. 하지만 예수께서는 이 세상에서는 "여자가 낳은 자 중에 세례 요한보다 더 큰이가 없다"고 칭찬을 하면서도, 그러나 "천국에서는 지극히 작은 자라도 저보다 크다"(마11:11)고 하셨습니다. 세상나라에서는 세례 요한에 버금가는 인물을 만나기 어렵지만, 그럼에도 '하늘 나라'에서는 아무리 작은 자라도 요한 보다는 "크다"는 말씀을 귀담아 들어야 합니다. 이는 하나님의 나라가 각각 사람의 가슴속에 있음을 자각하도록 하신 것이며, 세상을 변혁할 힘은 밖에서 오는 게 아니고, 자기 내부에 있음을 깨닫도록 하신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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