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현된 이사야의 꿈(사11:1-10; 롬15:4-9; 마3:1-12 / 2001.12.16)

관리자
2024-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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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아온 20세기에서, 가장 위대한 예언자 한 사람을 꼽으라면 어쩌면 마틴 루터 킹 목사를 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는 한 집회에서 "나는 하나의 꿈이 있다"는 연설로 세계 인류에게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그의 꿈 이야기를 들어봅시다. "나는 어느 날 붉은 언덕 위에서 지난날의 노예 소유자의 아들과 지난날의 노예의 아들이 형제애의 식탁에 함께 마주앉게 되리라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는 나의 어린 네 아이들이 어느 날 그들이 피부색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들의 인격의 내용에 의해 가치 판단을 받을 수 있는 나라에서 살게 될 것이라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노예로 팔려온 흑인 자녀들과 흑인 노예를 부려먹던 백인의 자녀들이 한 식탁에 앉아 형제애를 나누고 피부색이 아니라 그들이 지닌 인격의 내용에 의해 사람의 가치가 판단되는 때가 오리라는 '꿈', 이 '꿈'은 어디로부터 온 것일까? 말할 것도 없이 기원전 700여년 전, 유대 땅에 살았던 예언자 이사야에게서 온 것입니다. 이사야는 "이새의 줄기에서 한 싹이 나며 그 뿌리에서 한 가지가 나서 결실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세상을 뒤바꿀 메시아의 출현에 대한 예언입니다. 그는 '평화의 왕이시며''공의'와 '성실'로 다스리실 분입니다. 성경에서 이처럼 공의와 성실이 나란히 나올 때는 반드시 하나님의 속성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예언자는 왜 다윗으로 일컬어지는 나라들을 심판하시고, 이새의 뿌리에서 새로운 메시야를 세우시겠다는 것인가? 세상 나라들은 더 이상 '평화의 왕'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들에게서 더 이상 '공의'와 '성실'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자신의 왕권 수호를 위한 일이라면 백성들을 억압하며,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을 뿐입니다. 그리하여 잘못된 줄기를 잘라버리고 처음 지녔던 신앙의 순수성과 개방적인 상상력을 회복하겠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예언자 이사야의 세상을 뒤바꿀 엄청난 꿈과 이상은 반드시 실현될 것이라는 믿음이 한 줄기 강을 이루어 도도히 흐르다가 마침내 세례 요한 때에 이르러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으로 확증되고 있습니다. 요한은 이렇게 외치고 있습니다.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웠느니라"(마3:2). 요한이 말한 "천국"은 바로 이사야가 꿈꿈 '메시아 왕국'에 다름 아닙니다. 요한은 더 나아가 개개인의 도덕적 심판으로까지 '그 나라'의 영역을 확장시키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그는 각 사람은 "속으로 아브라함이 우리 조상이라고 생각하지 말라"(마3:8)고 합니다. 세상을 고정 불변의 것으로 믿고 사는 이들에게는 두려움의 선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세상이 자기들만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처럼 여기는 이들에게는 이미 "도끼가 그 나무 뿌리에 놓인" 것처럼 심판을 받은 것이요, 항상 분노의 칼을 뽑아 들고 복수가 정의라고 주장하는 이들 또한 심판 아래 놓이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메시아의 출현이 가져온 질적인 변화를 가장 깊이 이해한 사람이 바울입니다. 그는 메시아의 출현을 '복음'으로 이해했습니다. 그에게서 '복음'은 '세상'과 상반되어 있습니다. 복음이 '빛'이라면 세상은 '어둠'이요, 복음이 '평화'라면 세상은 '분쟁'이요, 복음이 '생명'이라면 세상은 '죽음'입니다. 또한 복음이 '사랑'이라면 세상은 '미움'이요, 복음이 '수용'이라면 세상은 '차별'과 '배척'입니다. 그리하여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를 본 받아" "서로를 받아 들이라"고 합니다.

복음 안에서 '낯선 사람'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온 인류가 한 형제요 자매입니다. 오늘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도 이 이사야의 꿈, 복음의 꿈이 더욱 불일 듯 일어나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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