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모든 것 드리리(아3:1-5; 살전4:13-18; 마25:1-13 / 2001.11.25)

관리자
2024-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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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서 본문은 사랑하는 연인끼리 애틋한 마음으로 속삭이며, 사모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과 하나님을 결혼 관계로 묘사한 것입니다. 아가서 만이 아닙니다. 성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스라엘과 하나님의 관계를 남녀간의 결혼으로 비유하고 있습니다. 숭고한 사랑 때문입니다. 우리가 부르는 찬송가 가사 가운데도 아가서의 이상적인 사랑을 그리스도인의 하나님을 향한 사랑으로 표현한 곡이 많습니다.

결혼이란 인간의 성장 과정에서 가장 극적이고,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며, 가장 가슴 뛰게 하는 것임에 틀립없습니다. 결혼이야말로 인간을 성숙하게 만드는 것이고, 인생의 완성을 향해 달려 나아가게 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소중한 결혼에서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무엇이겠습니까? 사랑입니다. 다른 것은 모두 갖추지 못했을지라도 사랑만큼은 반드시 갖춰야 합니다. 그런데 아가서의 사랑 이야기의 무대는 에덴 동산입니다. 인간이 타락하기 전 하나님과 함께 했던 아담과 이브는 벌거벗은 몸 그대로였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아담과 이브가 타락한 이후, 숭고한 사랑은 빛을 잃고 관능의 사랑으로 변질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으로 성화되지 못한 사랑이 복이 아니라 화(禍)요, 아름다움이 아니라 추함이 되고 만 것입니다.

여기에 인생의 과정에서 반드시 성취되어야 할 과제가 있습니다. 인간이 한 남자와 한 여자가 결혼하여 인생의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것처럼, 인간은 누구를 막론하고 하나님과 온전히 합일함으로써 새로운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 일은 의무만으로 되는것은 아닙니다. 무엇엔가 홀린 듯이 끌려가는 게 사랑이요, 잠시라도 못 보면 보고 싶은 게 사랑이요, 함께 있으면 가슴이 콩콩 뛰는 게 사랑이듯이, 하나님을 향한 사랑도 그러해야 합니다. 사랑은 그리움, 간절함, 기다림, 설레임 그 자체입니다. 그래서 '깨어있음'과 '준비'가 필요합니다. 예수께서는 주님을 맞이할 신부로서 깨어 준비하고 있으라고 하셨습니다.

인생을 결혼 전에는 결혼을 준비하는 기간이요, 결혼 후에는 사랑을 나누며 복된 가정을 이루는 기간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도 바울은 또 다른 차원의 인생을 말하고 있습니다. 육신이 끝나는 날 주님을 신랑으로 모시고 살아야 할 영혼의 삶이 그러합니다. "형제들아 자는 자들에 관하여는 너희가 알지 못함을 우리가 원치 아니하노니 이는 소망 없는 다른 이와 같이 슬퍼하지 않게 하려 함이라"(살전4:13). 만일 인간이 죽는 것으로 끝이라면 이 세상에서의 삶은 말 그대로 허무일 뿐입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은 '이 세상'을 넘어서는 '저 세상'을 더 강조하고 있습니다. 혹자는 이를 두고 염세주의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장차 주님을 영접할 신부로 살아야 한다는 점에서 세속에 매이지 않는 희망과 책임성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결혼하여 복되게 살고자 하는 신부는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몸과 마음을 정결하게 해야 합니다. 신랑이 예기치 못한 때에 올지라도 맞이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어야 합니다. 기름을 준비한 다섯 처녀처럼. 그리스도인의 삶은 그러해야 합니다. 마음 조리며 사랑하는 이를 그리워하듯 주님을 흠모하고 사랑해야 합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 누구에게도 준 적이 없는 가장 소중한 것을 그분께 드릴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오늘 추수감사예배로 드리지만, 단지 추수의 열매를 드리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인생 마지막 날에는 흠 없는 영혼을 들어 '내 모든 것을 주님께 드립니다.'는 고백을 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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