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부르신 까닭은..(말2:1-10; 살전2:7-13; 마23:1-13 / 2001.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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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께서는 바리새인들을 "위선자'라 했고(복음서), 하나님께서는 제사장들을 향해 "얼굴에 짐승의 똥을 발라 그것과 함께 제하여버리겠다"고 하십니다(말라기). 마땅히 존경받고 대접받아야 할 사람들이 어쩌다 이렇게까지 되었는가? 그들은 모두 가르치는 자였음에도 백성들을 바르게 가르치지 않고, 그릇된 길로 인도하여 죄악에 빠지게 했기 때문입니다.
바리새인의 경우, 그들은 하나님의 백성 중에서도 존경받는 사람들이었기에 그들의 훼방은 사탄보다 더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본래 그들은 시리아가 예루살렘을 점령하고 동화정책을 펴고 있을때, 열심히 성경을 배우며, 경건한 생활과 정결한 삶을 살며 정신운동을 펼친 사람들입니다. 그리하여 백성들로부터 지극한 존경을 받았습니다. 그랬던 이들이 점차 처음 순수했던 정열은 퇴색하고 위선자들, 형식주의자들, 남을 판단하는 자들, 파당의 이권에만 집착하는 자들로 변해갔습니다. 예수님 시대에 이르러 바리새인들은 그 타락의 정도가 극에 달해 시대의 퇴물이 되었고, 복음의 방해자들이 되었습니다. 때마침 하나님께서 보낸 예수야말로 눈엣가시로 여겨 어떻게든 없앨 궁리만 하였습니다.
제사장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바빌론 포로에서 돌아온 백성들에게 제사장들은 백성들의 참된 지도자였습니다. 그들의 입에는 하나님의 말씀이 있었고, 조국의 미래와 백성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극진했습니다. 그러나 페르시아의 간섭이 심해지고, 극심한 기근이 계속되자 제사보다 젯밥에만 더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탐욕이 하도 천박하여 하나님께서는 절기의 제물로 드린 짐승 내장의 똥을 그 얼굴에 발라 사라지게 해버리겠다고 까지 하신 것입니다.
이처럼 바리새인의 경우나 제사장의 경우를 생각하면, 나라의 지도자들과 종교지도자들 특히 교회의 지도자들의 책임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돌이켜보게 합니다. 교회 지도자들이 자기 직무를 소홀히 하고 물질을 탐하고, 세상 명예를 탐하고, 정신적으로 해이해지면 그 시대의 희망도 사라지기 마련입니다. 때문에 교회의 지도자들은 아무리 궁핍해도 하나님의 말씀으로 먹고 산다는 직무에 대한 자존감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스도인들이 물질에 집착하면 더욱 분명한 어조로 "사람은 떡으로만 사는 게 아니라, 하나님의 입에서 나오는 말씀으로 산다"는 것을 가르쳐야 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데살로니가교회 개척 당시 사도 바울의 처신은 큰 귀감이 됩니다. 바울은 아직 믿음이 연약한 그들에게 물질적 부조를 호소하지 않고 "밤과 낮으로 일하면서" 복음을 증거하는 정신력을 보였습니다.
오늘날 한국의 교회들은 어떠한가? '새 사람 되는 복음'이 아니라, '물질적으로 풍요롭게 되는 복음'을 외치고 있다 해도 틀린 말이 아닙니다. 세속화되어 있다는 증거입니다. 지금 한국 교회는 소위 '기독교 문화'라는 이름으로 복음을 세속 사회의 가치관. 기호에 동화시키는데 전념하고 있습니다. 화려함과, 다중의 환호와, 성공주의와, 오락으로 변질된 예배 양식이 모두 '기독교 문화'라는 이름으로, 교회성장이라는 이름으로 성행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의 배후에는 하나님 중심이 아닌 물질 중심의 가치관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교회의 세속화는 조국의 미래, 한국 교회의 미래를 도둑질하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때문에 교회 지도자들은 그리스도인으로 하여금 절제된 삶의 양식과, 세상을 보는 예리한 눈을 지니도록 해야 합니다. 세상을 해석하는 능력과, 눈앞의 이익을 넘어서는 미래에 대한 숙고를 하게 해야 합니다. 그리하여 내일을 준비시켜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