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우지만 말고 사랑하라(출22:21-27; 살전2:1-12; 마22:34-40 / 2001.11.11)

관리자
2024-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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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바울은 가는 곳마다 따뜻하게 영접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에 못지 않게 반대자, 적대자들도 많았습니다. 이 반대자들은 항상 불순한 사상을 퍼뜨리는 자, 소요를 일으키는 자, 정치적으로 위험한 자 등 터무니없는 이유를 들어 바울을 비난함으로써 복음의 진로를 가로막았습니다. 그리하여 바울은 불가피 반대자들의 비난에 대해서 변호하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데살로니가 본문을 보면 반대자들은 세 가지 점을 집중적으로 공격했습니다. 간사한 사람, 추잡한 사람, 사기꾼이라는 것입니다(3). 여기에 덧붙여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기보다 사람을 기쁘게 하는 사람이라고 하였습니다(4). 이에 대해서 바울은 유모처럼 유순하게 대하기는 했어도 사람에게 칭찬을 받으려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5-7). 또 사리사욕을 챙기는 사람이라고 비난도 했습니다. 하지만 바울은 사리사욕을 탐한 일도 없고, 남에게 손 벌린 일도 없습니다. 오히려 데살로니가에서는 믿음 약한 그들에게 시험거리가 되지 않기 위해서 "밤과 낮으로 일하면서" 복음을 전파했음을 밝히고 있습니다(9).

우리는 이처럼 바울이 얼마나 많은 고난과 중상모략을 받으며 복음을 증거 했는지, 그리고 불가피 자기를 변호하지 않을 수 없었는지를 보았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바울의 어떤 면을 비중 있게 보아야 하는가? 중요한 것은 그가 당한 고난과 변호에만 집중하지 말고 그가 어떻게 살았는지를 보아야 합니다.

바울은 불의한 세상과 맞서 싸웠습니다. 하지만 싸움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복음을 증거하고, 사랑을 실천하는 싸움을 싸웠습니다. 예수께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께서는 불의한 자들과 맞서 투쟁하기는 했지만 투쟁하는 식으로 세상을 사신 분이 아닙니다. 사랑을 실천했고, 상처를 치유하고, 마지막은 십자가를 지심으로 생애를 사신 분입니다. 반대자들을 청소할 목적으로 싸우신 것이 아니라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실천한 그 자체가 싸움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오늘 예수께서는 바리새인들로부터 계명 중에 무엇이 가장 크냐는 질문을 받고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희 하나님을 사랑하라"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이 두 계명이 온 율법과 선지자의 강령이니라"(마22:37-40)고 하십니다. 바리새인들이나 서기관들은 계명은 지킨다면서 사랑은 하지 않고, 계명을 지키지 않는 자들을 정죄하러만 다닌 사람들입니다. 그러면서도 저들은 계명을 '지킨다'고 믿었습니다. 만일 정의는 실천하지 않으면서 '정의를 위해 투쟁한다'고 한다면, 귀신 하나를 몰아내고 그 자리에 일곱 귀신을 불러들이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심하면 정의를 위해 투쟁한 당사자들이 일곱 귀신이 될 수도 있습니다.

교회를 비판하고, 세상을 비판함으로써 깨끗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입으로 세상을 비판한다면 그의 손으로는 세상을 따뜻이 감싸는 일을 해야만 합니다. 입으로 교회를 비판한다면 그의 가슴과 손으로는 교회를 위해 더 많은 헌신과 사랑을 해야 합니다. 이런 뜻에서 약자보호를 규정한 출애굽기의 말씀을 새롭게 읽어야 하겠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방나그네를 억압하지 말라, 학대하지 말라, 고아와 과부를 해롭게 하지 말라 하셨습니다. 고리 대금업을 하지 말라고 하셨고, 가난한 자의 겉옷을 저당 잡히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이 계명을 다른 사람에게 '말하는' 것이 정의가 아니라, '지키는' 것이 정의입니다. 그리스도인은 "선한 싸움"을 싸우는 사람들입니다. 가슴에 칼을 품고 좋은 세상을 가꿀 수 없습니다. 마음에 미움을 담고 행복한 가정을 가꿀 수 없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싸우지만 말고 사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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