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의 전으로서의 몸(왕하 9:1-10: 고전 6:19-20; 마 6:1-4/18.9.23)

관리자
2024-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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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왕국 아합이 죽은 뒤 그의 아들 아하즈야가 왕이 되었으나 병약해서 2년 만에 죽었고, 다음으로 요람이 왕이 되어 7년을 왕위에 있으면서 아버지 아합의 전철을 밟았습니다. 물론 이들 뒤에는 이세벨이 여전히 악행을 일삼고 있었습니다. 그 사이 아합 시대의 엘리야는 하나님의 부름을 받았고, 엘리야의 제자 엘리사가 이세벨과 대결하며 고군분투했습니다. 때가 되어 엘리사는 야훼 하나님께로부터 이세벨에게 최후 심판을 하고, 전선에 나가 있는 장수 예후를 이스라엘의 새로운 왕으로 세우도록 소명을 받습니다. 혁명을 일으키라는 소명입니다.

새로운 왕으로 기름부음 받은 예후는 부하 장수들과 함께 지체하지 않고 왕의 거처가 있는 이스르엘로 달려가서 성을 포위합니다. 다급하게 된 요람은 도망치다 예후의 화살에 맞아 죽고, 사태가 심상치 않음을 알게 된 이세벨은 ‘감히 누가 내게 도전하느냐!’며 위엄을 갖추고 궁궐 창문으로 예후를 내려다봅니다. 마침 성 아래서 위를 올려다본 예후는 이세벨의 시중을 들고 있는 내시들을 향해 누가 내 편인지 보이라고 소리 지릅니다. 세상이 변한 걸 알아챈 내시들은 이세벨을 들어서 성벽 아래로 던져버립니다. “그들이 그 여자를 아래로 내던지니, 피가 벽과 말에게까지 튀었다. 예후가 탄 말이 그 여자의 주검을 밟고 지나갔다”(왕하 9:33). 이세벨의 남편 아합의 주검은 창기들이 목욕하는 데서 씻고, 개들이 그 피를 핥았는데, 이세벨의 주검은 예후가 밟고 지나가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아예 개들이 먹었다는 것입니다. 국가 번영이라는 명분으로, 수많은 예언자들을 죽이고, 공포정치를 일삼은 아합과 이세벨의 집안은 이렇게 해서 문을 닫게 됩니다. 비록 끔직한 모습이기는 하지만, 회개를 모르고 악한 길만을 고집했던 자가 결국 자신의 악행을 되돌려 받는 모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는 부끄러운 일이 있다면 감추려 하지 말고, 용기를 내서 직시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해야 합니다.

우리는 아합과 이세벨의 참혹한 말로를 보면서, 악이 범람하는 세상에서 하나님의 자녀들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묻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사도 바울의 말씀과 예수님의 가르침을 새겨 봅니다. “너희 몸은 너희가 하나님께로부터 받은바 너희 가운데 계신 성령의 전인 줄을 알지 못하느냐 너희는 너희의 것이 아니라”(고전 6:19). 바울은 지금 몸을 절대화하는 ‘몸철학’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당시 교회를 어지럽히는 영지주의자들의 주장을 반박하는 삶의 실체로서의 몸, 역사를 이뤄가는 몸을 말합니다. 그러기 때문에 바울의 몸 이야기는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를 말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바울에 의하면 믿음은 몸에 의해서 구현됩니다. 몸과 유리된 믿음은 참 믿음일 수 없습니다. 바울은 바로 그런 몸이야말로 내 것이 아닌 하나님께서 주신 ‘성령이 계신 전’이라고 합니다. ‘그리스도와 연합해야 할 몸’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고귀하고, 고양되어야 할 몸입니다. “값으로 산 것이 되었으니 그런즉 너희 몸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라”(고전 6:20).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피의 값으로 산 몸을 욕망의 도구로, 쾌락의 도구로, 죄악의 도구로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예수께서는 유대인들이 경건한 생활로서 중요하게 여기는 자선, 기도, 금식 가운데서 특별히 자선에 대해서 말씀하시며 자선을 실천하되 다른 사람에게 보이기 위해서 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자선을 베풀되 물질적인 보상이 아닌 정신적인 보상을 더 중요하게 여기도록 하십니다. 물질적 보상은 삶을 정체시키지만, 정신적 보상은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합니다. 권력의 행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아합과 이세벨은 권력의 행사를 물질적 성과에만 둠으로써 온 나라를 정신적으로 황폐화시키고 스스로 파멸을 자초했습니다. 비록 물질적으로는 빈곤할지라도 정신적으로는 부요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우리는 그리스도와 연합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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