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한 영이 춤추게 말라(왕상 22:37-40; 고전 2:14-16; 마 5:1-12 / 18.9.16)

관리자
2024-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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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악하기로 정평 난 아합을 하나님께서 어떤 방식으로 심판하셨는지를 보여주신 이야기입니다. 이스라엘 동북 지역인 라못 길르앗이라는 도시를 시리아에게 빼앗긴 일이 있습니다. 재임 초기에 국가번영을 위하여 바알을 국가 신으로 섬기는 시돈의 공주 이세벨과 정략결혼을 하더니, 이번에는 시리아에 빼앗긴 영토를 회복하기 위해 숙명적인 라이벌 관계에 있는 유다와 연합군을 조직합니다. 승리에 조급한 아합은 400명이나 되는 궁중 예언자들을 불러 모아 전쟁의 승리를 점치게 합니다. 그럼에도 남왕국 여호사밧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자 이번에는 백성들의 신망이 두터운 선지자 미가야를 불러 승리를 신탁하도록 회유‧겁박합니다. 하지만 강고한 미가야는 ‘지금 하늘 궁전에서 거짓 영들이 아합을 꾀어 전사하게 만드는 모사를 꾸미고 있다’며 거침없이 말합니다. 감히 왕을 능멸하다니! 아합의 신복 시드기야는 미가야의 뺨을 후려치고 옥에 가둬버립니다.

그렇게 해서 시리아와 전쟁을 개시하자마자 남왕국 여호사밧은 도망쳐서 겨우 목숨을 건졌고, 북왕국 아합은 적이 쏜 화살에 맞아 피를 흘리며 죽게 됩니다. 그가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렸던지, 그가 탄 병거를 사마리아로 가져와서 못에서 씻었는데, “개들이 그 물을 핥았다”(왕상 22:38)고 합니다. 산천초목도 떨게 하는 왕의 마지막 가는 길이 그처럼 추한 모습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 말씀의 중심은 그가 어떻게 죽었느냐는 하는 데 있지 않고, 하나님께서 아합을 파멸시키기 위해 거짓 영을 보내셨다는 데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거짓 영까지 보내시다니! 이는 하나님께서 인간의 역사를 주관하시는 분임을 말하는 성경의 표현법이기도 합니다. 사실 악한 영은 하나님께서 보낸 게 아닌 그의 욕망이 불러들인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에게 영이 임할 때, 그 영이 악한 영인지 선한 영인지는 스스로 점검해봐야 합니다. 아합에게는 분명 하나님께서 보낸 진실을 말하는 예언자가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전쟁의 욕망에 불타는 그는 진실 듣기를 원치 않았습니다. 오히려 악한 영에 사로잡혀 궁중 예언자들의 거짓 영에 춤을 췄습니다.

우리가 아합의 마지막 장면에서 깨달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악한 영이 내게서 춤추게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아합은 분명 나라를 부강하게 하려는 열정이 남달랐습니다. 빼앗긴 영토를 회복하겠다는 열망 또한 남달랐습니다. 나라를 위한 일이라면 적과도 손을 잡을 수 있을 정도로 실용을 중시했던 사람입니다. 그럼에도 그가 모르는 게 있습니다. 자기 욕망이 너무나 커서 진실이 역겹게 들렸습니다. 역사를 주관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라는 사실을 부정하고, 악한 영을 불러들여 춤을 추도록 했습니다.

오늘 사도 바울은 시대를 초월하여 나타나는 인간의 속성을 명료하게 증언합니다. “육에 속한 사람은 하나님의 성령의 일을 받지 아니하나니 저희에게는 미련하게 보임이요 또 깨닫지도 못하나니 이런 일은 영적으로라야 분변함이니라”(고전 2:14) 육에 속한 사람 즉, 세상에 속한 사람은 성령을 알지 못하는 게 아니라 아예 하나님께서 보낸 성령을 ‘받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참으로 두렵고 떨리는 일입니다. 그렇다면 하나님께로 온 영은 우리를 어떻게 살게 하는가? 예수께서는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왔다”(마 4:17)는 말로 요약했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회개에 합당한 생활방식으로 팔복의 말씀을 하십니다. 회개한 삶은 이런 팔복 누리기를 기뻐하며 산다는 것입니다.

만일 탐욕에 등급을 매긴다면 지금 한국 사회를 뒤집어놓는 탐욕은 세계 최고등급일 것입니다. 사람들은 탐욕의 배후가 사탄인 줄 모릅니다. 사람이 이런 탐욕에 사로잡히면 제 정신이 아닙니다. 요즘 부동산 광풍을 보면 마치 악한 영이 춤추는 것 같습니다. 이러다가는 저 옛날 아합 시대의 이스라엘 꼴이 될지도 모릅니다. 우리 속에서 악한 영이 춤추게 하지 맙시다. 주께서 주신 팔복을 기쁨으로 누리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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