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권세 무너뜨리는 복음의 능력(삼상 28:3-14; 행 15:1-11; 막 5:1-17 / 18.8.12)

관리자
2024-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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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적 사무엘이 죽고, 사울은 마침내 이스라엘은 최고 권력자가 됩니다. 그리 되자 사울은 백성들에게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나라 안에 가득한 접신하는 자들과 요술부리는 자들(박수)을 모두 나라 밖으로 추방했습니다(삼상 28:3). 나름으로 미신과 우상숭배로부터 나라를 정화시키는 일을 한 것입니다. 그런 일이 있는 후 블레셋이 이스라엘과 최후 결전을 위해 진을 친 모습을 보고 사울은 겁을 먹습니다. 다급해진 사울은 하나님께 살 길을 구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답을 주시지 않는 것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하나님께서는 정신이 온전치 못한 사울을 이미 버리기로 작정하셨기 때문입니다(삼상 28:5-6).

사울은 달리 방법이 없자 이번에는 변장을 하고 접신하는 여자를 찾아갑니다. 얼마 전에 나라를 정화시킨다며 몰아내고, 다급해지자 남몰래 접신하는 여자를 찾아가 살길을 구한 것입니다. 사울은 접신하는 자에게 죽은 사무엘의 혼백을 불러내라고 합니다. 평소 사울은 정적이 살아 있는 꼴을 못 봤습니다. 충성스런 다윗까지도 죽이지 못해 미칠 지경이었습니다. 그랬던 자가 이제는 죽은 정적의 혼백이라도 불러내서 도움을 청하려고 합니다. 산 자와는 협력을 못하고, 죽은 혼백의 도움은 받으려는 수작입니다.

오늘날도 이미 죽은 자들을 불러내서 정략적으로 다시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이승만은 위협적인 정적이 살아 있는 꼴을 못 봤습니다. 일생을 풍찬노숙하며 독립운동에 헌신한 김구 선생은 그런 권력에 희생된 분입니다. 지금도 죽은 이승만과 박정희를 끈질기게 불러내서 그들의 등에 올라타려는 이들이 있습니다. 죽은 김대중과 노무현을 불러내서 그들의 등에 올라타려는 이들도 있습니다. 해방 이후 대한민국의 ‘권력의 역사’가 그래왔습니다. 여기에 ‘자본’도 같은 길을 걸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노동자 탄압은 권력과 자본의 오래된 관성입니다. 그러나 촛불 민심은 이제 그 비열한 행위들을 끝내고 시대의 변화에 걸 맞는 자신의 목소리를 내라는 것입니다.

예수님 당시 갈릴리는 산 자의 땅이라기보다 죽은 자의 땅입니다. 공동묘지를 삶의 터로 삼은 더러운 귀신 들린 자의 이야기가 그걸 말해줍니다. 그리하여 이 이야기는 죽은 자의 땅을 거처로 삼은 인간의 비참함, 인간으로서의 정체성을 지니지 못하고, 자신을 레기온이라는 집단으로 인식하고, 마침내 무엇인가를 파멸시킴으로서 종말을 고하는 자들의 실상을 보여줍니다. 예수께서 돼지 떼에게로 이 군대귀신을 추방하자 큰 소동이 벌어집니다. 그 도시 사람들이 예수를 향해 빨리 그곳을 떠나라고 합니다. 그 도시의 산업이 군대귀신에 의존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사람의 생명보다 경제적 가치가 더 중요했습니다. 산 자를 무덤에 묶어 놓고, 그가 겪는 고통 따위는 관심이 없습니다. 오로지 번영의 노래만을 부르는 자들입니다. 군대귀신은 그걸 이용하여 돼지 떼에게 들어가 사람들에게서 예수를 갈라놓은 것입니다. 그러나 부인할 수 없는 일이 있습니다. 예수님 앞에서는 그처럼 견고한 군대귀신도 버티지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아무리 레기온처럼 무소불위의 힘을 지녔을지라도 예수님 앞에서는 그 힘을 쓸 수 없습니다.

오늘날 한국교회는 복음의 능력을 개개인의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위한 것으로 축소시키고, 거대한 악을 전복시키는 데는 무기력합니다. 마치 저 옛날 머리털을 깎이고, 눈을 뽑히고, 손발이 묶여 다곤 신전 기둥에 묶인 삼손과 다를 바 없는 모습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겠습니까? 삼손이 하나님과의 관계를 기생 데릴라와의 관계로 대치했던 것처럼, 믿는 이들이 믿음을 세속의 안락함과 풍요로운 삶으로 대치했기 때문입니다. 자연히 복음의 역동성은 소멸되고 개인의 행복과 성공만을 구하는 믿음으로 변질 된 것입니다. 미래를 꿈꾸는 이들로 가득했던 이전 교회를 생각하면 오늘의 교회는 참으로 초라합니다. 우리는 거대한 죽음의 권세를 전복시키는 복음의 능력을 믿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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