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을 안고 사는 이들(사 12:1-6; 계 1:1-8; 요 7:37-38 / 18.12.30)

관리자
2024-03-29
조회수 223

그리스도인의 삶의 특징을 표현하는 말이 있습니다. ‘소망’입니다. 소망은 신구약성경이 지닌 독특한 용어입니다. 불교, 유교, 힌두교 등 다른 종교에는 찾아보기 어려운 말입니다. 일반적으로 소망이라는 말은 우리가 바라는 그 무엇입니다. 그러나 성경에서 소망은 지금은 우리 눈에 가려져 있는 미래 세계, 즉 계시의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확실하고 신뢰할만한 그 무엇을 담지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그와 같은 소망을 지닌 사람은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낙심하지 않고 살아가게 합니다. 우리가 소망을 품고 산다는 것은, 확신을 갖고 바라는 그 무엇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 소망을 증거하는 것이 바로 계시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라”(계 1:1). 요한의 증거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시대는 진정 소망이 있는가? 지금 우리 시대는 이성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아니 자본이 주도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혹자는 ‘감성시대’라는 말도 하지만, 큰 틀에서는 ‘계시’가 아닌 ‘이성’이 지배하고, 자본이 지배합니다. 우리 시대의 불안과 낙담과 슬픔이 여기서 기인합니다. 물론 인간의 이성도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이기는 하지만, 이성은 계시의 자리를 결코 차지할 수 없습니다. 이성은 분석하고 종합하고 해석은 할 수 있어도, 소망을 품게 하지는 못합니다. 자본은 아예 자기 증식 외에 피도 눈물도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가 믿고 바라는 바 소망을 이성이 아닌 계시로 말씀하시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성의 시대에 점술 복술이 등이 성행하는 것은 이성이 소망을 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우리 교회들은 어떨까요? 계시의 언어가 죽었습니다. 성서를 성공을 위한 자기 계발서 정도로 여기고, 부적처럼 치료의 능력으로만 여깁니다. 고난의 설교는 아예 외면합니다. 물론 근본주의자들은 성서의 말씀을 문자적으로 해석함으로서 마치 소망을 간직한 것처럼 여기지만, 그것은 마치 고장 난 버스를 안에서 미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그들은 문자 해석만 하지, 말씀으로 세상을 해석하지는 못합니다. 그리스도인은 말씀에서 계시를 듣고, 계시 안에서 소망을 품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통해 역사를 이해할 때, 질서정연한 것처럼 보이고, 거대한 것처럼 보이면서도, 실은 모순과 불확실성, 어리석음, 교만, 자기도취(나르시시즘)로 가득한 세계가 보입니다.

거슬러 올라가 저 옛날 이사야는 어두운 역사 한가운데서 하나님께로부터 놀라운 계시를 공급받은 사람입니다. “보라 하나님은 나의 구원이시라 내가 의뢰하고 두려움이 없으리니…그러므로 너희가 기쁨으로 구원의 우물들에서 물을 길으리로다”(사 12:2-3). 유다의 멸망이 목전에 놓여 있을 때 부른 노래입니다. 이성으로 본 세계는 절망뿐이었지만, 계시로 본 세계는 구원을 앞당겨 노래하는 열정과 소망을 가지게 했던 것입니다.

예수께서 “누구든지 목마른 자는 다 내게로 와서 마시라 그러면 그 배에서 생수가 솟게 되리라”고 하십니다. ‘배’(κοιλία)는 랍비적인 표현으로 ‘인격’ 또는 ‘자아’의 다른 표현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예수를 마신다는 것은, 예수께서 주시는 소망을 열정으로 삼는 것이기도 합니다. 세속 사람들도 열정을 말합니다. 희망을 말합니다. 그러나 바람 불면 허무하게 무너질 열정이고 희망입니다. 주께로부터 오는 소망은 역사의 절망과 질곡 너머에서 떠오르는 구원을 바라보고 앞서 감사의 노래를 하게 합니다. 세상은 지금 온통 자본에 발목 잡혀 꼼작 못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죽어나가도, 부정과 부패가 만연해도,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 시스템 자체가 자본과 관행과 기득권에 볼모로 잡혀 있기 때문입니다. 야당은 시도 때도 없이 정권을 흔들어내고, 여당은 허둥대며 방어에만 급급합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이럴 때일수록 심판 너머에서 다가오는 계시의 말씀에 귀 기울이고, 구원의 기쁨을 노래할 수 있어야 합니다.

0

한국기독교장로회 삼일교회 

03381 서울특별시 은평구 녹번로 44-2 (녹번동) 

연락처 : 02-386-6257 │이메일 : samilchprok@gmail.com


Copyright 2026. 삼일교회 all rights reserved.

한국기독교장로회 삼일교회 

03381 서울특별시 은평구 녹번로 44-2 (녹번동) 

연락처 : 02-386-6257 │이메일 : samilchprok@gmail.com


Copyright 2026. 삼일교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