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장로회 삼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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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기 위해서는 물질이 꼭 필요합니다. 아무리 궁핍한 사람이라도 최소한의 물질은 있어야 합니다. 아무리 가난한 삶을 예찬할지라도 밥은 먹어야 합니다. 문제는 최소한의 물질이 재물이 되었을 때입니다. 재물은 일종의 사회적 재산인데, 이것이 욕심과 결합하면 자기 생활에 꼭 필요하지도 않으면서 사람의 마음을 병들게 하는 독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내가 해 아래서 큰 폐단을 보았나니 곧 소유주가 재물을 자기에게 해가 되도록 지키는 것[이라]”(전 5:13): 재물이 자신에게 해를 입히도록 지니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전도서는 그런 행위를 “바람을 잡으려는 수고”라고 합니다.
사람을 병들게 하고, 파멸시키고, 짐승처럼 만드는 것은 ‘일용할 양식’이 아닌 ‘재물’입니다. 물론 일용할 양식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얻기 위해 남의 것을 뺏거나, 도둑질을 하거나, 강도짓을 하면 죄악입니다. 인간의 영혼을 병들게 하는 것 역시 ‘재물’입니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일용할 양식을 위해서는 기도하라 하셨지만, 손안에 있는 재물이라도 ‘내 소유’로 여기지 말아야 그 영혼이 구원받을 수 있다고 하십니다.
“나와 복음을 위하여 집이나 형제나 자매나 어미나 아비나 자식이나 전토를 버린 자는 금세에 집과 형제와 자매와 모친과 자식과 전토를 백배나 받되 핍박을 겸하여 받고 내세에 영생을 받지 않을 자가 없느니라”(막 10:29b-30). 초대교회에서는 예수를 믿음으로 잃는 게 많았습니다. 가족으로부터 배척당하고, 농토를 빼앗기고, 공동체에서 추방당하는 일이 허다했습니다. 목숨을 잃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잃는 것이 많았기에 제자들로서는 그에 대한 보상에도 기대가 많았다고 보아야 합니다. 그런 이들을 향해 예수께서는 ‘잃은 것’에 상응하는 물질이 아닌 “핍박을 받게 된다”고 말씀하십니다. “백배나 받는다”고 하신 “백 배”는 물질이 아닌 ‘소유’로부터 자유로운 그 무엇, 아무리 써도 모자람이 없는 하나님에 의해서 위탁받은 그 무엇으로 볼 수 있습니다. 가족에 대한 보상 역시 이전에 혈연관계로 맺어진 가족이 아닌 ‘하나님의 가족’이라는 새로운 가족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은 가까운 혈연을 잃는 대신 수많은 믿음의 형제자매를 얻었습니다. 제 목숨 외에는 보이지 않던 사람이 보다 넓은 세계를 보게 된 것입니다.
사람은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게 있습니다. 모든 것을 다 얻을 수는 없습니다. 재물도 얻고, 명예도 얻고, 권력도 얻고, 건강도 얻고, 영생도 얻고, 그 모든 것을 다 얻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지만 욕심입니다. 그리하여 야고보는 “두 마음을 품어 모든 일에 정함이 없는 자”(약 1:8)가 되지 말라고 합니다. 눈앞의 이익에 매달리지 말라고 합니다. 이 살벌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만 있으면 못할 게 없을 것으로 여기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재물과 하나님 사이에서 마음을 정하지 못하여 방황하지 말아야 합니다. 물질이 꼭 필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해가 되도록 지녀서도, 지니려고 해서도 안 됩니다. 재물을 가지더라고 그 재물이 나를 지배하지 않게 해야 합니다. 재물의 노예가 된 사람에게는 장차 비참한 말로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전도서의 말씀대로 “소유주가 재물을 자기에게 해가 되도록 지”켜서는 안 됩니다.
이 시대 그리스도인의 사명이 있습니다. 갖가지 불평등을 해소하는 일입니다. 물질의 중독에서 벗어나는 일입니다. 가난했던 시절, 끼니를 거르기 일쑤였던 시절에 지녔던 물질 추구의 신앙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지금 한국 사회는 물질로 인한 불평등을 해소하는 일이 무엇보다 화급합니다. 물질에 의존함으로써 초래한 자존감 상실이 밑바닥 수준입니다. 재물이 한쪽으로만 쌓이는 잘못된 제도와 관행을 고치는 데 온 나라가 사활을 걸고 매진해야 합니다. 일찍이 전도서는 재물에 대한 탁월한 정의를 내렸습니다. “땅의 이익은 뭇 사람을 위하여 있나니”(전 5:9): 재물은 그것을 소유한 사람의 것이 아닌, 그 땅에서 사는 사람들의 것, 즉 ‘사회적 재산’임을 천명한 말씀입니다. (하태영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