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잘 사는 세상을 위해(삼하 24:18-25; 행 4:32-35; 눅 14:25-35 / 19.2.24)

관리자
2024-03-29
조회수 203

금년은 3·1절 100주년,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오늘의 대한민국은 바로 3·1절과 대한민국임시정부로부터 연유한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1장 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는 대한민국임시정부 임시헌장 제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제로 함”에서 온 것입니다. 민주공화국은 민주+공화의 합체입니다. 민주제가 자유와 인권 등 개인의 기본권에 가치를 둔다면, 공화제는 공공의 이익과 안녕 그리고 질서에 가치를 둡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대한민국은 해방 후 지금까지 ‘민주공화국’을 제대로 구현한 적이 없습니다. 민주+공화 가운데서 ‘민주’는 나름으로 진척을 보았지만, ‘공화’는 여전히 걸음마 단계입니다. 물론 민주주의도 저절로 이뤄진 것은 아닙니다. 끊임없이 이어진 독재 권력과의 피나는 투쟁을 통해 쟁취한 것입니다. 나머지 반쪽인 ‘공화’는 지난날 군부세력의 ‘공화당’이 말해주는 것처럼 독재 권력의 전유물이었다는 게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나라답지 못한 나라에서 ‘이게 나라냐!’는 지난 촛불혁명의 외침은 잃어버린 반쪽인 ‘공화’를 불러내는 주문이기도 합니다. 이제는 개개인의 자유와 인권 못지않게 공공의 이익 역시 침해되지 않고 함께 잘 사는 세상을 가꿀 때입니다.

오늘 구약의 말씀은 유다 왕국 건국 초기, 다윗이 어떻게 예루살렘에 성소를 정하고, 그곳에 왕국의 기초를 세웠는가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다윗이 용맹과 지략으로 통일왕국을 세우기는 했지만, 아직 나라의 통합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다윗으로서는 유다 왕국의 통합, 그것도 정신적인 통합이 무엇보다 중요했습니다. 그리하여 구상한 것이 하나님께 제사드릴 ‘성소’입니다. 마땅한 곳을 찾던 다윗은 여브스 족이 사는 아라우나의 타작마당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다윗의 제안을 받은 아라우나는 너무나 황송하고, 또 한편으로는 두려운 나머지, 타작마당뿐만 아니라 번제로 드릴 제물과 땔감까지 드리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다윗은 “그렇지 아니하다 내가 값을 주고 네게서 사리라 값없이는 내 하나님 여호와께 번제를 드리지 아니하리라”(삼하 24:24-25)며 은 오십 세겔로 타작마당과 소를 사고, 그곳에 여호와를 위하여 단을 쌓게 됩니다. 다윗은 유다왕국의 정신적인 통합을 위해 번제와 화목제를 드리면서 남의 것을 노략질 한 것으로 드리지 않고 정당한 “값을 지불[한]” 것으로 드렸다는 것입니다. 오늘의 관점에서 공공의 이익을 위해 개인(약자)을 희생시키지 않고 정당한 값을 지불하고 얻은 것으로 제사를 드린 것입니다.

초대 교회는 성령의 은사를 체험하고, 그들 중에 어느 누구도 가난한 자가 없는 공동체를 이루게 됩니다. 성령 체험이 소유라는 가장 원초적인 욕망을 털어버리는 기적을 일으킨 것입니다. 그런데 그처럼 아름다운 공동체에 불행한 일이 발생합니다. 아나니아와 삽비라 부부가 공동체를 속이고, 성령을 속이는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그들이 죽임을 당한 것을 보면, 공동체를 속이고, 성령을 속이는 행위를 그만큼 큰 죄로 여겼기 때문일 것입니다. 사사로운 이익과 소유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면서 하나님의 나라가 실현되기를 바랄 수는 없는 일입니다. 예수께서 서로 앞장서 당신을 따르겠다는 이들에게 하신 말씀. 집을 지을 사람이 먼저 그 비용을 계산하듯, 하물며 당신을 따르는 데는 부모와 처자를 버릴 수 있어야 하고, 형제자매와 원수가 될 수 있어야 하고, 자기 목숨까지도 버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루살렘을 향해 올라가는 그 길은 희생을 요하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하나님 나라의 꿈을 안은 ‘공동체’입니다. 복음에는 민주+공화의 이상 역시 담겨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예수 믿고 구원받는 것을 넘어서서 복음의 정신이 세상에 구현되도록 함께 힘써야 합니다. 내가 잘 사는 것 넘어 함께 잘 사는 세상을 가꾸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하태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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