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선택하라(신 30:15-20; 갈 5:16-24; 막 4:3-9 / 19.6.16)

관리자
2024-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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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기가 역사를 해석하는 관점이 있습니다. 자기 성찰을 중심으로 역사를 해석합니다. 과거 지향적으로 해석하지 않고 미래 지향적으로 해석합니다. 특별히 나라의 파국과 같은 불행한 역사를 해석할 때 그 원인을 밖에서 찾지 않고 안에서 찾습니다. 피해자이면서도 피해의식으로 해석하지 않고, 역사의 주체로서 해석합니다. 하지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 부정의 아픔을 받아들여야 하고, 내부로부터 비난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신명기는 이스라엘이 참담하게 된 것은, 경제력이 부족해서도 아니요, 군사력이 모자라서도 아니며, 바빌론이 강해서도 아니라고 합니다. 그럼 무엇이 문제인가? 생명의 근원이신 하나님을 외면하고 살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제라도 정녕 살려거든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 말씀을 따라 살아라”고 합니다. “생명의 길이 먼 데 있지 않고, 하늘에 있는 것도 아니다. 바다에 있는 것도 아니다. 바로 그 말씀이 네 입에 있고, 네 마음에 있[다]”(신 30:12-14)고 합니다. 생명의 길이 다른 사람에게 있지 않고 내 안에 있다는 것입니다. 외부 환경에 있지 않고 우리 안에 있다는 것입니다. 매사를 남 핑계만 대는 사람치고 잘되는 사람 없습니다. 아무리 주변 환경이 열악해도 그걸 현실로 받아들이고 긍정적으로 사는 사람이 그래도 성공적인 삶을 삽니다. 사실 유다가 멸망할 당시 위로 지배자로부터 아래로 백성들에 이르기까지 신실함이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정치인들은 이리 붙고 저리 붙는 기회주의자들이었고, 강대국의 시녀노릇을 자처하는 자들이었습니다. 저들의 생활은 도저히 하나님을 섬기는 백성이라고 보기 어려웠습니다. 사는 길이 있고, 죽는 길이 있는데도 유독 죽는 길로만 치달은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생명의 길을 ‘선택’하면 되지 않겠는가?”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내 마음인데도 내 마음대로 되지 않습니다. 그리하여 바울은 담담히 진술합니다. “육체의 욕망은 성령을 거스르고, 성령이 바라시는 것은 육체를 거스릅니다. 이 둘이 서로 적대 관계에 있으므로, 여러분은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없게 됩니다.”(갈 5:17) 인간의 본성을 꿰뚫은 언표입니다. 만일 하나님 앞에 서 있는 인간이라면 다를까? 마찬가지입니다. 오히려 하나님 앞에 서 있기 때문에 내적 갈등은 더 심할 수 있습니다. 바울은 율법 안에서 살 때보다 복음 안에서 살면서 더 큰 내적 갈등을 겪었습니다. 그리하여 바울은 “아, 나는 얼마나 비참한 인간입니까. 누가 이 죽음의 몸에서 나를 건져 주겠습니까.”(롬 7:24)라고 토설하기에 이릅니다. 바울이 믿음이 부족해서 이런 갈등을 겪은 것은 아닙니다. 주님께 가까이 가려고 하면할수록 유혹은 더욱 커지고, 내적 갈등은 증폭되었기 때문입니다. 육에 의해 정향된 나를 부정하는 일이 그처럼 쉽지 않습니다. 예수께서도 하나님의 아들이면서도 역사의 명암이 교차하는 역사 현장에서 사셨기 때문에, 불가피 시련과 시험을 당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만일 예수께서 하늘 아버지의 뜻을 따르려는 의식이 없었다면 시험은 받지 않았을 것입니다.

예수님의 씨 뿌리는 비유 역시 신명기 역사해석과 유사합니다. 결실을 맺고 안 맺고는 복음이라는 씨앗에 있지 않습니다. 씨앗을 받아들이는 마음에 있습니다. 복음 자체는 30배, 60배, 100배의 결실을 맺는 놀라운 생명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복음을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서 결실은 다르게 나타납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 마음이 기름진 밭이 될 수 있을까요? 세속의 성공 비결처럼 자기 최면은 답이 아닙니다. 매사를 긍정적으로 사는 것도 답이 아닙니다. 사도 바울은 분명히 말합니다. 성령을 따라 행하라고 합니다. 육을 따라 행하지 말라고 합니다. 신명기는 그것을 “생명을 선택하라”(신 30:19)고 합니다. 하나님의 뜻에 복종하여 살라는 것입니다.(하태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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