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은총의 사건(욜 2:28-32; 행 2:1-13; 눅 11:9-13 / 1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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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요엘서는 이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말씀을 합니다. “그 후에 내가 내 영을 만민에게 부어 주리니”(욜 2:18). 하나님께서 당신의 영을 세상 만민에게 부어 주겠다는 것입니다. 이는 창세기 6장 3절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나의 영이 영원히 사람과 함께 하지 아니하리니 이는 그들이 육신이 됨이라”에 대한 회복의 말씀이기도 합니다. 원래 하나님께서 지으신 아담은 하나님의 영을 지닌 ‘바아담’이었습니다. 그랬던 인간이 하나님께 불순종함으로써 ‘육체(바싸르)’가 된 것입니다. 영이 사라진 인간 즉 육체만을 지닌 고깃덩이가 된 것입니다. “만민에게”: 전에는 선지자 혹은 예언자와 같은 특별히 선택된 소수의 사람에게만 당신의 영을 부어주셨는데, 이제는 모든 사람에게 당신의 영을 부어주신다는 것입니다. 가히 혁명적인 약속입니다.
이 요엘서의 말씀은 누가복음서 본문에 대한 답이기도 합니다. “너희가 악할지라도 좋은 것을 자식에게 줄줄 알거든 하물며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 구하는 자에게 성령을 주시지 않겠느냐”(눅 11:13). 마태와 마가는 하나님께서는 구하는 누구에게나 좋은 것으로 주시는 분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마 7:10; 막 11:24). 그러나 누가는 ‘누구에게나 구하는 이에게 주시겠다’고 하신 것은 바로 성령으로 말합니다.
요한은 예수께서 당신이 떠남으로서 비로소 하나님의 영이 제자들에게 임하게 될 것을 말씀한 바 있습니다. “내가 떠나가지 아니하면 보혜사 성령이 너희에게 오시지 아니할 것이요”(요 16:7). 영의 자유로우심이 그러함을 표현한 말씀입니다. 이 역시 요엘서의 약속처럼 하나님의 영은 어느 특정한 사람들이나 장소에 귀속되거나 매여 있을 수 없습니다. 비록 사랑하는 제자라 할지라도 하나님의 영은 그들에게 제한되어 있을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영은 요엘서의 말씀대로 만민에게 부어주시기 위해 예비 되어 있습니다. 그리하여 예수께서는 성령의 자유로운 활동을 위해 당신께서 제한된 시·공간을 ‘떠나신’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요엘의 언약과 예수님의 언약은 오순절 다락방에서 실제 성령 충만한 사건으로 나타납니다. 이때 각기 다른 지방에서 올라온 디아스포라들이 서로 말이 통하는 기적이 일어납니다. 말의 소통은 인간이 잃어버렸던 하나님의 영의 회복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 사건 역시 창세기의 바벨탑 사건과 대조됩니다. “그러므로 그 이름을 바벨이라 하니 이는 여호와께서 거기서 온 땅의 언어를 혼잡하게 하셨음이니라…”(창 11:9). 말의 소통이 막혔을 때 인간은 두려움, 혼돈에 빠집니다. 성령은 각기 다른 언어와 문화와 존재를 배척하지 않고 포용합니다. 자기 언어의 상실은 영혼의 상실, 자기존재의 상실을 불러들입니다. 말의 소통은 존재의 회복이기도 합니다. 진정으로 하나님의 영을 지닌 사람은 이웃과 소통하고, 창조세계와 소통하고, 세상을 풍요롭게 합니다. 뭇 생명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 한 인간이 질적으로 변화되는 힘은 성령께서 함께 하는 데서 나타납니다. 성령 안에서 인류는 높은 사람도 낮은 사람도 없습니다. 성령과 함께 하는 사람은 단지 고깃덩이로 살아가지 않습니다. 자유로운 영으로 세상과 소통하며 살아갑니다.
성령은 두려움으로 가득한 세계에 광명의 빛을 밝힌 사건입니다. 그리하여 우리가 성령을 영접한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베푸시는 놀라운 소통의 은총을 누리는 것이기도 합니다. 메시아의 취임사를 기록한 누가가 성령사건을 기록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주의 성령이 내게 임하셨으니 이는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내게 기름을 부으시고 나를 보내사 포로 된 자에게 자유를, 눈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케 하고 주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게 하려 하심이라 하였더라”(눅 2:18-19).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이 세상에 임한 ‘제1의 은총의 사건’이라면, 성령의 부으심은 더욱 구체적으로 개개인에게 침투해 들어오시는 ‘제2의 은총의 사건’입니다.(하태영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