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체험(창 28:10-22, 롬 8:33-39, 요 17:11-19 / 1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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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제자들을 위한 중보기도는, 그리스도인은 어떤 사람들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 사람들인지를 되새겨보게 합니다.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로 인해 세상에서 뿌리 뽑혀진 사람들입니다. 세상에 살지만, 세상에 ‘속한’ 사람은 아닙니다.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사람으로서, 이 세상에 예속된 사람이 아닙니다. 그리스도인의 궁극적인 관심은 하늘 아버지께 있습니다. 세상에서 성공하는 것보다 하나님께로부터 잘했다 칭찬받는 것을 더욱 소중히 여겨야 할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들이 마주치는 세상은 만만치가 않습니다. 하나님만을 의지하고 살기에는 불안한 일이 너무 많습니다. 일찍이 초대교회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세상은 마치 전쟁터와 다를 바 없었습니다. 극심한 박해와 생존의 기로에서 날마다 밀려드는 불안과 두려움에 맞서 야 했습니다. 그리하여 사도 바울은 그런 세계 안에서 “누가 감히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떼어 놓을 수 있겠읍니까? 환난입니까? 역경입니까? 박해입니까? 굶주림입니까? 헐벗음입니까? 혹 위험이나 칼입니까?”(롬 8:35)라고 했습니다. 시편 23편은 목자이신 여호와께서 “자기 이름을 위하여 의의 길로 인도하(신다)”며 ‘푸른 초장’과는 대조되는 구절을 읊조립니다. 의의 길이란 어떤 길이겠습니까? 하나님의 길입니다. 험난한 길입니다. 육신이 배부르고, 편안하기를 바라는 사람은 의의 길을 걸을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때로는 험한 길로 인도하십니다. 깊은 시련과 좌절 가운데 빠뜨리기도 하십니다.
야곱의 생애도 이를 말해줍니다. 그가 에서의 노여움을 피해 객지로 도망칠 때 빈들에서 홀로 밤을 새우며 비몽사몽간에 하나님의 음성을 들게 됩니다. “나는 네 조부 아브라함의 하나님이요, 이삭의 하나님이다. 지금 네가 누워있는 땅을 네게 주리라. 네 자손이 너로 인해서 복을 얻으리라. 네가 어디로 가든지 내가 너와 함께 하리라”(창 28:13-15). 야곱은 어린 시절 아버지 이삭이 하나님을 모신 제단 앞에서 제사를 드리는 걸 보며 자랐습니다. 그런 야곱이 집을 뛰쳐나오면서 가장 불안해했던 것은 하나님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객지로 나선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아버지 집에만 계시는 줄 알았던 하나님께서 낯선 땅에 있는 야곱에게도 나타나신 것입니다. 너무나 놀란 야곱은 두 마디 소리를 지릅니다. “여호와께서 여기 계시거늘 내가 알지 못하였구나” “두렵도다 이곳이 바로 하나님의 전이요 하늘의 문이로구나”(창 28:16-17). 이 베델에서의 하나님 체험은 이후로 야곱의 삶을 인도하는 결정적인 힘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을 체험한다는 것은 이렇게 놀랍고 경이로운 일입니다.
예수님의 중보기도 가운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대목이 있습니다. 불안해하는 제자들을 고아처럼 버려두지 않고 ‘보혜사 성령’으로 항상 함께 있겠노라는 약속입니다(요 14:18, 26). 오늘 우리가 사는 세상도 갖가지 불안과 불확실함으로 가득합니다. 세상은 마치 전쟁터와 다를 바 없습니다. 믿는 이들도 어떻게든 날마다 밀려드는 불안을 잠재워줄 힘을 얻고자 골몰합니다. 그리하여 나타난 현상이 경배와 찬양, 치유집회, 간증집회 등 영성운동이고 마음수련입니다. 개신교만이 아닌 가톨릭, 불교까지 영성시장이 형성되어 있고, 비종교 영역인 대중문화와 스포츠 정치 소비시장에까지 확산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표면적으로는 충만한 것처럼 보이지만 결과는 마치 ‘무한도전’ 프로그램처럼 자기소진적입니다. 이런 배경에는 끊임없이 변화를 요구받는 세상에 대한 불안 심리와 현실 도피심리 그리고 이성적 판단보다는 감성을 자극하는 소비사회의 영향이 큽니다. 하지만 성경에 나타난 영성은 자기소진적인 영성과는 다릅니다. 눈앞의 두려움을 직면하게 하고, 불안정한 세상으로부터 회피하지 않게 합니다. 그리스도인의 하나님 체험은 어떤 경우에도 하나님의 의와 사랑을 실천하도록 현실을 직면하게 하고, 어떤 난관도 극복하게 합니다. (하태영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