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제자가 되려면(왕하 2:12-15; 엡 4:13-16; 요 14:5-14 / 19.5.26)

관리자
2024-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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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가 봉독한 구약의 말씀은 엘리야의 후계자를 선택하는 이야기입니다. 연줄로 치면 당연히 엘리사가 엘리야의 후계자가 되어야 하겠지만, 엘리야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이 를 감지한 엘리사는 엘리야를 졸졸 따라다니며 스승과의 연줄을 놓지 않으려 했습니다. 그럼에도 엘리야가 벧엘에서 여리고로, 여리고에서 요단으로 옮겨 다닌 것은 그곳에 있는 엘리야의 생도들에게서도 자신의 후계자를 물색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입니다. 마침내 엘리사는 엘리야가 불 수레를 타고 하늘로 올라가는 환상을 보게 됩니다. 엘리사가 천신만고 끝에 예언자로서 지녀야 할 영적인 능력을 얻은 것입니다. 이때부터 엘리사는 엘리야의 자리를 메우는 예언자로 우뚝 서게 됩니다.

예수님의 제자가 되는 것은 어떨까요? 부활 승천을 앞두고 있는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당신이 떠나신 뒤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말씀하십니다. 하지만 제자들은 예수께서 원하시는 일에는 관심이 없고, 마치 엘리사가 그랬던 것처럼 스승이신 예수와의 관계가 끊어지지 않게 하려는 데만 관심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인물이 도마입니다. 도마는 “주님이 어디로 가시는지 우리가 어떻게 그 길을 알겠습니까?” 라고 묻습니다. 이때 주님께서 하신 저 유명한 말씀이 있습니다.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요 14:6). 도마가 궁금해 했던 주님과 함께 하는 길은 길과 진리와 생명에 참여하는 일이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래도 확신이 들지 않는 빌립은 아예 하나님을 “보여 달라”고 조릅니다. “나를 본 자는 아버지를 보았거늘 어찌하여 아버지를 보이라 하느냐 나는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는 내 안에 계시다”(요 14:9b-10a). 인간은 오랜 옛날부터 자기가 믿는 신을 직접 보고 싶어 했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도 예외가 아닙니다. 인간은 왜 자기가 섬기는 신을 직접 보려고 하는 것일까? 자기가 바라는 삶을 확실하게 담보 받으려 하기 때문입니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솔로몬의 고사를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솔로몬이 지혜의 왕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먼저 구할 것과 나중 구할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왕상 1-3장). 그리스도의 제자들이라고 해서 어찌 건강과 부유함과 명예와 자녀 잘됨이 필요치 않겠습니까? 비록 그렇다 하더라도 그보다 먼저 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이 바로 그것입니다. 일신의 안일을 구하기에 앞서 하나님께로 향하는 길과 진리와 생명 사랑을 먼저 실천해야 할 사람들이 바로 그리스도의 제자들입니다.

우리가 만일 저 옛날 불순종의 자녀들처럼 하나님의 형상 보기를 원한다면 실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너희가 내 이름으로 무엇을 구하든지 내가 시행하리니 이는 아버지로 하여금 아들을 인하여 영광을 얻으시게 하려 함이라”(요 14:13). ‘이름’은 ‘형상’과 대조되는 언표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이름을 부른다는 것은, 단순히 기호로서 부르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인격과 삶을 그분에게 위탁하는 것입니다. 주께서 우리에게 부탁하신 것은 당신의 이름을 영화롭게 하는 일입니다. “주도 하나이요 믿음도 하나이요 세례도 하나[이다]”(엡 4:5). 성숙한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를 아는 것만으로도 안 되고, 믿는 것만으로도 안 됩니다. 알고 믿는 일 즉 믿음과 삶이 함께 가야 합니다.

우상은 섬기는 대상의 인격에는 관심이 없고, 그의 능력만을 이용하려 합니다. 예수를 믿으면 복 받는다는 단순 논리는 우상이 되기 쉽습니다. 예컨대 자식의 도리는 다하지 않고 자식이라는 이유만으로 부모의 유산을 자기 것으로 삼으려는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행복도 돈도 성공도 우상이 되기 쉽습니다. 행복에만 집착하는 사람 치고 정말 행복한 사람 없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그 모든 집착들로부터 자유케 하십니다. 다만 그리스도의 삶을 사랑하고 그의 이름을 영화롭게 함으로서 그는 행복한 사람으로 그리스도의 제자일 수 있습니다.  (하태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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