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은 희망을 어디서 찾아야하는가?(사 25:6-8; 고후 4:13-18; 요 5:25-29 / 19.5.12)

관리자
2024-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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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은 희망을 어디서 찾아야 하는가? 이사야의 말씀이 그 단서를 제공합니다. “(그 날이 오면) 만군의 여호와께서 이 산에서 만민을 위하여 기름진 것과 오래 저장하였던 포도주로 연회를 베푸시리니 곧 골수가 가득한 기름진 것과 오래 저장하였던 맑은 포도주로 하실 것이며”(사 25:6). 이 희망의 메시지는 현실 이야기는 아닙니다. 종말론적인 상상력이 담긴 기쁨의 연회요 평화의 연회입니다. 이사야는 이를 확증하기 위해 하나님께서 하신 이전 일을 회상하고 있습니다. “주는 기사(奇事)를 옛적의 정하신 뜻대로 성실함과 진실함으로 행하셨음이라”(사 25:1b) 여기 ‘성실함’ ‘진실함’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인간의 불성실함과 진실치 못함 가운데서 하나님의 성실하심과 진실하심이 참혹한 고통과 재앙으로부터 기적적으로 구원해 주셨다는 것입니다.

구약성경이 사람과 하나님을 대조할 때 자주 쓰는 관용구가 있습니다. [인간=불성실, 신실치 못함/하나님=성실하심, 진실하심]이 그것입니다. 인간은 본시 성실치 못한 종족입니다. 자신이 지은 죄도 기억 못하고 되풀이 하는 존재입니다. 기억하지 못하는 정도가 아니라, 고의로 죄악을 은폐·왜곡하기도 합니다. 죄와 허물을 감추기 위해 다른 사람의 기억을 억압·조작하기도 합니다. 기억과의 싸움은 그래서 일어납니다. ‘인간이 희망이다’ 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으나, 인간 자신은 결코 희망을 기대할 수 없는 존재입니다.

이사야는 이렇게 망각의 백성들이 절망하고 있을 때, 하나님의 성실하심과 진실하심을 기억하도록 설교했습니다. 그리고 고난의 역사를 마치 포도주를 담그는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포도주는 오래 될수록 불순물과 찌꺼기가 녹아 맑고 투명해집니다. 맛과 향도 좋아집니다. 그럼에도 우리의 사는 방식은 분명히 미래를 내다보며 포도주를 담그는 방식은 아닙니다. 조급할 뿐이지 인생과 역사를 숙성시키려는 모습을 보기 어렵습니다. 포도주를 마신다는 것이 늘 찌꺼기가 섞인 쓴 포도주만을 마십니다. *요즘 정치권을 보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듭니다. 정치란 원래 사익을 위해 싸우는 게 아닌 나라의 장래를 두고 싸울 때 미래가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한국 정치에서의 싸움은 나라의 미래를 위한 싸움이 아닌 눈앞의 사익을 위해 사생결단으로 싸웁니다. 공동체의 고통 따위는 안중에도 없습니다. 우리가 애써 쌓아 올린 민주화의 결실을 정치인들이 이런 식으로 실망시키고 있습니다.

이사야가 하나님의 성실하심과 인간의 불성실을 대조했다면, 사도 바울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을 대조합니다. “우리의 돌아보는 것은 보이는 것이 아니요 보이지 않는 것이니 보이는 것은 잠깐이요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함이니라”(고후 4:18). 그리스도인의 희망은 지금 보이는 세계에 있지 않고, 보이지 않는 세계에 있습니다. 그만큼 바울은 현재의 희망이 아닌 장래의 희망을 말합니다. 믿음에도 깊이가 있습니다. 척박한 믿음일수록 눈앞의 희망에만 매달립니다. 그러나 깊은 믿음은 그리스도 안에서 얻는 장래의 희망을 구합니다. 더 나아가 사익이 아닌 공동체의 이익을 구합니다. 우리는 믿음으로 승리하자고 말합니다. 성공하자고 말합니다. 그러나 바울에 의하면 우리가 아무리 성공하고 승리한다 할지라도 그의 삶에서 그리스도가 나타나지 않는다면(고후 4:10) 그것은 참된 승리도 성공도 아닙니다.

요한에게서 “무덤 속에 있는 자”(28)는 육신은 살아있을지라도 영적으로는 죽은 자입니다.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죽은 자’입니다. 이렇게 영혼이 죽은 자들은 예수로 말미암아 일으켜져야 합니다. 이미 죽은 사람 즉 희망이 없다고 포기한 자들은 다시 일으켜져야 합니다. 부활 신앙은 우리에게 세상과 사물을 보는 눈을 그만큼 넓혀줍니다. 눈에 보이는 세계만이 아닌 보이지 않는 세계를 보게 합니다. 우리의 육신은 질그릇처럼 깨지기 쉬워도 그리스도 안에서 가지는 희망은 결코 깨지지 않습니다. 부활생명이신 주님께서 우리의 희망입니다. (하태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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