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삶과 세례(겔 11:14-20; 롬 6:3-11; 요 3:1-8 / 19.4.28)

관리자
2024-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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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사건 이후 제자들은 점차 부활을 ‘죽은 다음의 부활’로만 생각하지 않고, 개개인의 삶에서 어떻게 부활의 삶이 이뤄져야 하는가를 생각하게 됩니다. 이런 의식의 변화와 함께 세례를 부활의 삶과 관련시켜서 이해하게 됩니다. 세례를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부활에 연합하는 ‘거듭남’의 표시로 생각한 것입니다. 요즘 우리는 세례를 입교예식 정도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지만, 초대교회에서는 세례를 그리스도의 부활과 연합하는 거룩한 예식으로 여겼습니다. 세례는 육적인 몸의 죽음과 함께 새로운 영적인 몸을 얻는 예식이기도 했습니다.

니고데모라는 사람이 밤중에 예수를 찾아왔습니다. 그는 바리새인으로서 산헤드린의 의원(관원)이었고, 유대사회에서 최고의 존경과 사랑을 받는 ‘서기관’입니다. 그런 사람이 자신의 풀리지 않는 인생 문제를 알고 싶어 조심스럽게 예수를 찾아왔으니 대단한 용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는 이런 니고데모에게서 배울 점이 있습니다. 실존의 의문을 풀기 위해, 자신의 사회적 체면이나 명성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을 수 있음에도 모험하는 자세야 말로 우리가 배워야 합니다. 그런 모험에서 삶의 진실이 더욱 명료해지고 가려진 세계가 드러납니다. 더 나아가 세상을 감동시키는 작품들이 나오기도 합니다.

“사람이 거듭나야 한다”: 예수께서 니고데모에게 대답하신 말씀입니다. “다 자란 사람이 어떻게 어머니 뱃속에 들어갔다 나온단 말입니까?” 니고데모의 반문입니다. 당대 최고의 지식인의 질문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질문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하나님 앞에 선 인간의 공통된 오류이기도 합니다. 인간은 언제나 자기 경험 가운데서 답을 찾으려고 합니다. 예수께서 “사람이 거듭나야 한다”고 말씀하신 것은 육적인 사람이 죽음으로써만 영적인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음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죽음을 통해 삶으로’, 이게 부활의 공식이기도 합니다.

에스겔서의 말씀도 이런 도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바빌론 포로로 끌려갔을 때, ‘남은 자들’이 있습니다. 저들은 생각하기를, ‘우리는 무죄하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남겨두신 것이고, 바빌론으로 끌려간 자들은 죄가 있어서 하나님께서 버리신 것’이라고. 그러면서 저들은 이제 예루살렘은 자신들 것으로 여겼습니다. 남의 불행을 자신의 기회로 여긴 자들입니다. 이렇게 빗뚫어진 자들을 향한 에스겔의 말입니다. ‘너희가 남아 있다고 해서 무죄하다고 생각하지 말라.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멀리 “떠나게” 하셨지만, 친히 그들과 동행하시며 그들이 거처하는 이방을 “성소가 되게” 하실 뿐만 아니라, 그들을 다시 고향에 돌아오게 하시어 예루살렘을 그들의 소유가 되게 하실 것이다.’ 남은 자들은 포로로 끌려간 자들을 하나님께서 버린 것으로 여겼으나, 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저들과 함께 하시며 거듭나게 해서 새로운 삶을 살게 하시려 한다는 것입니다.

일신의 안일을 위해 자신의 몸과 마음과 영혼까지 죄악에 바친 이들이 있습니다. 사도 바울은 저들을 향해 “너희 지체를 불의의 병기로 죄에게 드리지 말[라]…”(롬 6:13-14)고 합니다. 인정받고 싶은 욕망에, 부자 되고 싶은 욕망에, 권력의 욕망에, 욕정을 참지 못해서, 자신을 송두리 채 죄악의 병기로 드리는 자들이 많습니다. 명색이 세례 받은 그리스도인들 가운데서도 그런 이들을 보게 됩니다. 때문에 우리가 세례를 받았다고 해서 내 속에 든 파멸적인 죄의 유전자를 통제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내 의지만으로는 내 속에 든 죄악을 통제하지 못합니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예수께서 거듭남에 대해 말씀하시면서 물세례와 함께 성령 세례를 말씀하신 것은 이 때문입니다. 물세례는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성령 세례는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입니다. 여기에 사람의 의지와 하나님의 능력이 결합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부활의 삶을 살기 위해서는 세례를 받고 그리스도와 연합하려는 노력과 함께 성령의 도우심도 구해야 합니다. (하태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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