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종(창 3:1-7, 22-24; 롬 5:12-17; 마 18:10-14 / 19.9.1)

관리자
2024-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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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가 봉독한 말씀들은 인간이 인격을 지닌 존재이기 때문에 겪게 되는 죄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창세기는 고전적인 의미에서 죄가 어떻게 세상에 들어왔는가를 말합니다. 죄는 아담과 이브의 부풀려진 자기인식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동산의 다른 것은 다 먹어도 동산 중앙에 있는 선악을 알게 하는 열매만은 먹지 말라고 하십니다. 독일어 주석 성경은 ‘선악’을 도덕적인 의미로서의 선악이 아닌 ‘모든’ 곧 하나님의 전지하심으로 해석합니다. 피조물인 인간이 모든 것을 안다는 것은 신이 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먹지 말라고 하신 이유가 거기 있습니다.

아담과 이브는 순종했으면 좋을 텐데, “왜 먹지 말라고 했지?”라며 의심하기 시작합니다. 이 틈을 뱀이 뚫고 들어옵니다. 뱀은 저들에게 “하나님이 참으로 너희에게 동산 모든 나무의 열매를 먹지 말라 하시더냐”라고 묻습니다. “동산 중앙에 있는 나무의 실과는 하나님의 말씀에 너희는 먹지도 말고 만지지도 말라 너희가 죽을까 하노라 하셨느니라”(창 3:3). 이브는 하나님의 말씀 두 가지를 변형시키고 있습니다. 하나는 하나님께서 “먹지 말라” 하신 말에 ‘만지지도 말라’는 말을 덧붙입니다. 다음은 하나님께서는 “네가 먹는 날에는 반듯이 죽으리라”(창 2:17)고 말씀하셨는데, 이브는 “죽을까 하노라”(창 3:3b)라고 죽을 수도 있고, 죽지 않을 수도 있는 이중의 의미로 대답합니다. 이브는 이렇게 본래의 말을 비틂으로서 뱀에게서 듣고 싶은 말을 유도합니다. 그러자 뱀이 대답합니다. “너희가 결코 죽지 않는다” “눈이 밝아져 하나님처럼 되기 때문이야!” 여기서 뱀은 파충류인 뱀이라기보다 자기인식의 거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자기 인식이 하나님의 말씀을 비틀어서 스스로 빠져나갈 궁리는 한 것입니다. 뱀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다르게 말한 것은 이브입니다. 죄악은 이렇게 자기 말을 덧붙이기도 하고, 이중의미를 지니도록 비틂으로써 핑계 댈 여지를 만들어 냅니다.

사도 바울은 죄의 보편성을 설명하기 위해 첫 아담의 불순종으로 죄가 세상에 들어왔으나 둘째 아담 예수의 순종으로 우리가 의롭게 되었다고 말합니다(롬 5:19). 그만큼 순종과 불순종의 결과가 다릅니다. 사람들은 왜 불순종하는가? 앞의 아담과 이브에게서 볼 수 있듯이 대상과의 관계에서 나를 어떻게 인식하느냐와 관련이 있습니다. 하나님처럼 전능하고 싶은 것입니다. 바울은 이런 죄의 두려움에 대해 “사망이 왕 노릇”(롬 5:14)한다고 합니다. 죄는 피조물인 인간이 하나님과 대립하고 자신의 피조성을 부정하는 것이라서 그럽니다. 인간이 피조성을 부정한다는 것은, 자신이 창조주가 되고자 함이요, 그리하여 생명의 고유성을 부정하는 것이 됩니다. 때문에 죄가 지배하는 세상은 언제나 음침한 사망 권세가 꼬리를 칩니다. 죄는 권력입니다.

죄의 권세 아래서 결박되어 있는 인간을 위해 하나님께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피 흘림을 통해 속죄의 은혜를 베풀어 주셨습니다. 주시되 “넘치도록”(롬 5:15) 주셨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이 넘치는 은혜 가운데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누구든지 나를 믿는 이 소자 중 하나를 실족케 하면 차라리 연자 맷돌을 그 목에 달고 깊은 바다에 빠뜨리우는 것이 나으니라”(마 18:6). “소자”는 내가 그에게서 위세를 떨 수 있는 대상입니다. 내가 소자에게 위세를 부리면 소자는 상처를 입고 실족하게 됩니다. “이와 같이 이 소자 중에 하나라도 잃어지는 것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뜻이 아니[다]”(마 18:14). 한 생명이라도 잃지 않으려는 게 하늘 아버지의 뜻입니다. 순종은 단순한 미덕이 아닙니다. 하나님과 대적하려는 나의 불순종을 거부하는 행위입니다. 순종이 없으면 은혜도 없고, 구원도 없습니다. 우리가 복을 누리기 위해서는 날마다 나를 쳐서 복종시켜 순종해야 합니다. 하지만 순종은 쉽게 되지 않습니다. 그리스도의 인격을 지녀야 순종할 수 있습니다. 

(하태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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