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안의 적그리스도(암 5:18-24, 계 2:8-11, 막 13:3-13 / 19.7.21)

관리자
2024-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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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 8세기 유다. 물질적으로 풍요롭던 시대. 대부분의 예언자들은 가나안의 축제예배에 물들었습니다. 저들은 성회의 이름으로 관능의 자극과 자기만족적인 축제를 통해 하나님을 경험하고, 그 같은 축제의 연속으로 ‘주의 날’이 임할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아모스의 눈에 비친 저들의 성회는 가치 전도된 기만이었습니다. 저들은 열정적이고, 풍성하고, 광란에 가까울 정도로 하나님을 불러댔지만, 하나님을 자기 육적인 열망을 투사한 존재에 불과했습니다. 아모스는 저들을 향해 “오직 공법을 물같이, 정의를 하수같이 흐르게 하라”(암 5:24)고 질타합니다. 아무리 장엄하고, 화려한 예배라 할지라도 자기만족적인 예배라면 하나님을 모독하는 일입니다. 이런 예배에서 “주의 날이 어서 임하소서” 하고 외칠지라도, 그들에게 임할 ‘주의 날’은, 마치 “(밤에) 자기 방 벽을 더듬다가 뱀을 만지는 꼴이 될 것이다”는 것입니다.

시대가 흘러 서머나교회가 박해받을 때입니다. 당시 소위 “유대인의 회”라는 자들이 그리스도인들을 박해했습니다. 유대인들이 자신들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이방인들과 타협하여 그리스도인들을 희생 제물로 삼은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서신은 저들에게 고난을 받더라도 두려워 말라고 합니다. 정말 두려워 말 것은 “둘째 사망”이라고 합니다. 비록 육신은 박해를 받아 죽을지언정, 영혼만큼은 생명의 면류관을 쓰기를 바란 것입니다.

마가에서 예수께서 하신 말씀. 마지막 날이 되면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웅성거리고 근거 없는 소문으로 우왕좌왕하고, 곳곳에서 기근과 질병과 재앙이 발생합니다. 불신이 팽배하고 가까운 혈육끼리도 서로 모함하고, 고자질하고, 죽이는 일이 벌어집니다. 무엇보다 상식이 통하지 않습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미리 생각해도 소용없습니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사람들이 너희를 끌어다가 넘겨줄 때에 무슨 말을 할까 미리 염려치 말고 무엇이든지 그 시에 너희에게 주시는 그 말을 하라. 말하는 이가 너희가 아니요 성령”(막 13:11)이시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요한계시록의 말씀처럼 “마지막까지 견디는 자는 구원을 얻으리라”는 종말론적인 약속을 하십니다. 참으로 비장한 말씀입니다.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성령”이라는 것은 상식이 안통하고, 사람들이 짐승처럼 변한 시대에 사는 길은 하늘의 뜻에 달렸다는 표현이겠지요.

지금까지 세 본문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말이 있습니다. “성회” “공회” “유대인의 회”입니다. 이 이름들은 모두 하나님의 이름으로 모이는 무리의 총칭입니다. 교회 역시 이 공회의 범주에 들어갑니다. 아모스서의 “성회들”은 이미 혼합주의가 되어버린 주류 신앙 집단이고, 계시록의 “유대인의 회” 역시 기득권을 누리는 신앙 집단입니다. 그리고 마가의 “공회” 또한 기득권을 누리는 신앙집단입니다.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고, 그리스도인들을 박해한 이들입니다. 자칭 하나님의 백성이 같은 하나님의 백성을 박해하다니. 우리를 당혹스럽게 하지만 엄연한 현실입니다. 시대를 혼란에 빠뜨리고 신앙을 무너뜨리는 사탄은 외부에만 있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이름으로 모이는 성회, 유대인의 회, 공회, 신앙공동체인 ‘교회’에 의해서 저질러집니다. 거룩해야 할 예배를 인간중심의 예배로 만드는 것도 성회를 빙자한 다수의 예배공동체에 의해 저질러집니다. 인간을 근본적으로 불신하게 하고, 매질을 하고, 가치를 전도시키는 일을 성회가 합니다. 우리의 몸 된 교회가 다수가 되고, 그 시대의 중심 세력이 되고, 기득권 집단이 되었을 때 적그리스도가 되기 쉬운 것입니다.

신앙은 혼탁한 시대일수록 냉철함을 요구받습니다. 눈앞의 이익만 생각하고, 우선 살아야겠다는 초조감이 앞서면 대세를 따르게 되고, 변절의 길, 집단 사망의 길로 들어서기 쉽습니다. 가치가 전도된 시대일수록 “성회”라는 이름의 다수에 이끌리지 말고 하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우려야 합니다. (하태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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