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주를 바라봅시다(사 62:10-12; 히 11:32-12:2; 요 1:19-28 / 19.12.22)

관리자
2024-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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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에게 주신 말씀은, 믿는 사람들이 닫힌 마음 문을 열고 메시아의 구원을 맞아들이라고 당부합니다. 주께서는 세상을 구원하러 오시는데 믿는 이들이 박힌 돌이 되어 길을 가로막는 경우가 있습니다. 구약 시대에도 그랬고, 예수님 시대에도 그랬습니다. 오늘날이라고 다르지 않습니다. 참 신앙을 위해 제도를 만들고, 교리를 만들고, 권위를 존중하는 것인데, 제도와 교리와 권위를 지키기 위해 참 신앙을 훼손하는 일이 생깁니다. 바리새주의, 율법주의, 교권주의가 달리 되는 게 아닙니다. 그런 종교는 하나의 이익단체일 뿐입니다.

“성문으로 나아가라. 백성의 길을 예비하라. 대로를 수축하고 돌을 제거하라. 만민을 위하여 기를 들라”(사 62:10) 바빌론 포로에서 1차로 귀환한 이들은 갖은 고생을 하며 무너진 성전을 수축하고, 성벽을 수리하고, 폐허인 삶의 터를 가꿨습니다. 큰일을 해낸 것입니다. 그러나 저들은 자신들의 업적에 도취해서 성안에 웅크리기 시작했습니다. 아직도 귀환의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동포들에 대해서 무관심했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고생해서 살 자리를 마련했는데 손 하나 까딱 안한 자들이 그냥 들어와 살겠다고?’ 이런 식이었습니다. 그리하여 하나님께서는 ‘성 안에서’ 기득권을 누리며 눌러 있지 말고, 성문 밖으로 나아가 길을 열라고, 너 자신이 돌이 되어 길을 막고 있으니 그 돌들을 제거하라고 하십니다. “만민을 위하여 기를 들라”고 하십니다. 예루살렘중심주의에서 벗어나 세계 인류를 위해 살라는 것입니다. *해방정국에서도 우리는 같은 경험을 했습니다. 이승만 중심의 미주파 사람들은 미군정과 손을 잡고 김구를 중심한 상해 임시정부 요인들을 배척했습니다. 이런 갈등의 골을 치유하지 못하여 결국은 6·25 동족상잔을 불러들이게 된 것입니다. 오늘날 한국의 보수와 진보의 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바로 해방정국과 맞닿게 됩니다.

이 이사야의 사상을 그대로 물려받은 사람이 세례 요한입니다. 그가 메시아의 길을 가로막는 악행을 질타하며 회개하라고 하자 매서운 눈으로 세례 요한을 노려보며, “도대체 너는 누구냐!”고 다그쳐 묻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러자 요한은 ‘나는 그리스도도 아니요, 예언자도 아니요. 다만 선지자 이사야가 예언한 대로’ “주의 길을 예비하라고 광야에서 외치는 자의 소리”(요 1:23)라고 합니다. 자신은 단지 하늘의 뜻을 받아 울리는 소리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이보다 더 철저한 자기부정도 없습니다. “당신들 가운데 있는 그 분”(요 1:26): 그분은 멀리 계신 분이 아닌 당신들 가운데 계신다는 것입니다.

히브리서 신앙인은 더욱 분명한 어조로 말합니다. 믿음이 왜곡되고 변절된 시대에 “믿음의 주요 또 온전케 하시는 이인 예수를 바라보자”고 호소합니다. 오늘날처럼 믿음을 강조하고, 믿음이 넘쳐나는 시대도 없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믿음의 주”는 사라지고 ‘믿음의 욕구들’만 난무합니다. 그분의 실상(고난의 삶)은 보이지 않고, 그분이 베푸시는 표적의 화려함만 난무합니다. 복음의 확산과 교회 성장을 동일시하기도 합니다. ‘복음의 확산’은 주님을 영접함으로써 삶이 변화되고, 세상이 변화되는 성령의 역사를 이른다면, ‘교회 성장’은 교회의 외형 즉 교회의 기구적 팽창을 말하는 것입니다. 시대에 따라서 교회 성장은 다소 더딜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복음의 확산은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지속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걱정해야 할 일은 교회의 성장이 아닌 복음의 확산입니다. 교회 다니는 사람은 많은데 복음의 정신대로 사는 사람이 많지 않음을 걱정해야 하는 것입니다. 복음의 정신인 정직과 성실과 겸손만이라도 교회 지도자들이 지니고 산다면 세상은 교회를 다르게 볼 것입니다. 메시아의 강림을 기다리는 우리는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 스스로 돌이 되어 있는 건 아닌지 돌이켜 봅시다. 마음을 비우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입니다. 겸손히 낮은 자리로 내려갑시다. 

(하태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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