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영혼의 불을 밝혀라(단 3:13-23; 계 18:21-24; 마 10:26-33 / 19.12.1)

관리자
2024-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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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절이 시작되면, 교회에서는 예배 때마다 촛불 하나씩을 더해가며 세상을 구원하러 오시는 주님을 맞을 준비를 합니다. 각자 자기 마음의 소원과 참뜻이 이뤄지기를 기원하기도 합니다. 우리도 이 대림절을 기도하는 절기로 삼기를 바랍니다. 기도가 이뤄질지 안 이뤄질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기도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이미 은혜를 입은 것이며, 오시는 주님을 영접하는 일입니다.

“네 영혼의 불을 밝혀라” 대림절 첫째 주에 들려주시는 말씀입니다. 영혼의 불을 밝힌다는 게 무슨 뜻일까? 다니엘과 그의 세 친구를 봅니다. 유대 나라가 바빌론에 멸망하고, 사회 지도층 사람들, 특히 젊은이들이 가장 많이 포로로 끌려갔습니다. 바빌론 황제는 유대인 포로 중에서 외모가 준수하고 지혜로운 청년을 골라 3년 동안 황실에서 교육을 시키고, 그 중에서도 더욱 출중한 청년들을 다시 뽑아 자기 곁에서 섬기도록 했습니다. 다니엘과 그의 세 친구는 느부갓네살 황제로부터 특별히 선택받은 청년입니다. 이방세계이기는 하지만, 출세가 보장된 이들이지요. 이때 황제는 유대인 청년들의 충성심을 시험하기 위해 자기 외에는 어느 누구에게도 절을 하거나 숭배해서는 안 된다는 칙령을 내렸습니다. 그러했음에도 다니엘의 세 친구는 뜨거운 불에 던져지는 형벌 앞에서도 하나님 신앙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과연 무엇이 그런 힘을 지니게 했을까? 영혼을 밝히는 불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일본 제국주의자들도 조선 백성 가운데 이용할 가치가 있는 이들에게 특별대우를 했습니다. 작위를 내리고, 큰 재산을 하사했습니다. 일본으로 불러들여 귀족들과 교류하며 고등교육을 받게도 했습니다. 오늘날 소위 친일파들 가운데는 그때 일제로부터 은혜를 입은 자들이 혹은 한·일국교정상화 이후 일본 기업이나 학술단체로부터 은밀하게 자금을 지원 받은 이들이 많습니다. 그들 중 일부는 ‘식민지 근대화론’을 펼치며 일본의 식민지 지배를 옹호하기도 합니다. 영혼이 혼탁한 자들은 동족의 등에 비수를 꽂으면서 제 이익을 취합니다. 요즘 일본과 미국이 한국을 마치 종주국 대하듯 하는데도 노골적으로 저들 편을 들면서 우리 정부를 비난하는 자들을 보십시오. 하지만 실망만 할 일은 아닙니다. 우리의 주 예수님도 로마라는 강대국에 대한 굴종을 내면화한 기득권자들의 틈새에서 신음하는 백성들을 구원하기 위해 헌신하다 고난을 겪으신 분입니다.

요한 계시록은 종말의 날에 최후의 비극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힘센 사자가 큰 맷돌을 들어 바다에 던지자 바다는 마치 맷돌이 존재하지도 않은 것처럼 삼켜버립니다. 옛날 앗시리아의 영화가 그랬고, 바빌론의 영화가 그랬고, 페르시아의 영화가 그랬고, 당시 현존하는 로마의 영화가 그럴 것이고, 다가올 인류의 영화가 그럴 것이라는 메시지입니다. 아무리 하늘을 찌를 것 같은 권력과 부와 첨단 기술로 무장했을지라도 그 같은 것들은 바다에 가라앉을 맷돌과 다른 바 없습니다. 예수께서는 제자들과 성도들에게 그런 맷돌과 같은 세상을 두려워 말라고 하십니다. 맷돌과 같은 세상의 중압에 눌리지 말라고 하십니다. 진정으로 무엇을 두려워해야 하는가? “몸은 죽여도 영혼은 능히 죽이지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말고 오직 몸과 영혼을 능히 지옥에 멸하시는 자를 두려워하라”(마 10:28)고 하십니다.

세상일은 영원하지 않습니다. 상대적인 것과 영원한 것을 분별하는 지혜를 지닌 이들은 복이 있습니다. 세상의 변화가 너무나 눈부시어 내가 초라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러할지라도 그리스도인은 세상의 종노릇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행여 나만 뒤쳐지는 게 아닐까 해서 불안할 때가 있습니다. 집착이 만드는 불안 때문입니다. 자기도 모르게 눈에 보이는 것이 영원하리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우리 곁에는 몸은 죽여도 영혼은 죽이지 못하게 하는 주님께서 계십니다. 지금 오시는 주님은 우리 영혼을 밝히시는 빛입니다. 

(하태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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