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하나님 사랑의 속성(왕하 17:6-23; 롬 2:1-11; 막 12:1-12 / 19.11.24)
한국기독교장로회 삼일교회
03381 서울특별시 은평구 녹번로 44-2 (녹번동)
연락처 : 02-386-6257 │이메일 : samilchprok@gmail.com
Copyright 2024. 삼일교회 all rights reserved.
한국기독교장로회 삼일교회
03381 서울특별시 은평구 녹번로 44-2 (녹번동)
연락처 : 02-386-6257 │이메일 : samilchprok@gmail.com
Copyright 2024. 삼일교회 all rights reserved.
북왕국 이스라엘이 앗시리아에 의해 참혹하게 멸망당하고 암흑시대가 시작되었을 때입니다. 백성들은 ‘우리가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는가?’ 라고 탄식하며 하나님을 원망하는 소리가 하늘에 사무쳤습니다. 무엇을 잘못했는지 자기성찰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들의 비참함은 스스로 불러들인 것입니다. 하나님을 배반하는 일만을 골라서 했습니다. 바알을 섬기고, 앗세라를 섬기고, 일월성신을 섬기고, 복술(卜術), 사술(邪術)을 행했습니다. 성읍마다 목초지마다 산당을 세우고 산당 제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어린 아이를 불살라 드리는 인신제사까지 드렸습니다. 그러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철철이 소와 양을 잡아 하나님께 번제를 드렸습니다. 그 열정이 하늘을 찌를 정도였습니다. 그리하여 신명기 역사가는 백성들의 패역에 대해서, “저희가 듣지 아니하고 그 목을 굳게 하기를…”(왕하 17:14) 라고 탄식합니다.
예수께서 들려주신 포도원 농부들 역시 그러합니다. 포도원 주인은 모든 시설을 부족함 없이 갖추고 일꾼들을 들였습니다. 일꾼들은 성실하게 일해서 주인과 약정한 세를 내면 나머지는 자신들의 몫입니다. 그랬음에도 일꾼들의 욕심은 거기서 머물지 않았습니다. 아예 포도원을 차지하려는 욕심이 발동하여 포도원 주인의 아들까지 죽이는 만행을 저지르게 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랬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을 포도원 주인처럼 사랑하셨음에도, 저들은 더욱 완고해져서 하나님께서 보내신 일꾼들 곧 예언자들과 제사장들을 구박하고 죽이기까지 했습니다. 마침내 저들은 하나님께서 보낸 아들까지 죽이게 됩니다. 하나님께서는 더 이상 불의한 자들을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는 처지가 된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로마서에서 “그러므로 남을 판단하는 사람아” 라고, ‘목이 곧고 완고한 이들’을 향한 경고의 말씀을 하고 있습니다. 당시 유대교 지도자들을 향한 말씀입니다. 저들은 “오직 당을 지어 진리를 좇지 아니하[는]”(롬 2:8)자들이었습니다. 시대를 초월하여 ‘남을 판단하는 자들’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파당을 짓는 일입니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는 옳고 그름을 개의치 않고 파당의 힘으로 관철시키려 합니다. 오늘날도 연줄과 파당의 힘으로 불의한 일을 하는 자들을 봅니다. 심지어 같은 종교 안에서 인맥을 형성하고 기득권을 행사하는 자들이 있습니다. 심지어 나라는 우방에서까지 공격받아 사면초과인데 그 틈을 더 벌려 자기 정치적인 이익 챙기기만을 궁리하는 자들이 있습니다.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다하지 않는 자들이 있습니다.
“건축자들이 버린 돌이 집 모퉁이 돌이 되었다” 예수께서 포도원 농부 이야기 가운데 하신 말씀입니다. “건축자들”이란 그 시대의 실권자들이겠지요. 정책 입안자들이요, 전문가들입니다. 예수께서는 그 시대의 “건축자들” 곧 목이 곧고 완고한 자들에게 구박을 당하고 버림받으신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버림받은 그를 교회의 머리가 되시고, 인류 구원의 머릿돌이 되게 하셨습니다. 진리는 잠시 숨죽이고 있을지라도 결코 패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오늘 세 본문에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비록 패역한 자들이라 할지라도 끝까지 그들을 버리지 않으시고, 회개하고 다시 돌아오기를 기다리신다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죄를 지어 악의 심판을 받는다면 재앙입니다. 하지만 진정으로 사랑하는 분의 책망을 받는다면 그것은 구원의 기회입니다. 실제로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백성을 사랑하시기 때문에 책망하시는 분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진정으로 사랑하기 때문에 독생자 예수를 보내신 것입니다. 우리가 그런 하나님께 심판을 받는다면 그것은 새로운 소망의 문을 열어주시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백성은 최후 파멸로 여겨지는 자리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합니다.
(하태영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