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의 하나님 체험(창 28:10-22, 롬 8:33-39, 요 17:11-19 / 15.5.24)

관리자
2024-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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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제자들을 위한 예수님의 중보기도에서 그리스도인이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 사람인지 알게 됩니다.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로 인해 세상으로부터 뿌리 뽑혀진 사람들입니다. 세상에 살지만, 세상에 속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세상을 위해 보냄 받은 사람들입니다. 그리스도인의 궁극적인 관심은 하늘 아버지께 있습니다. 세상에서 성공하는 것보다 하나님께로부터 잘했다고 칭찬받는 것을 더 소중히 여겨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믿음은 여기에 이르지 못합니다. 우리는 세상에서 분리되는 걸 두려워합니다. 세상이 주는 안락함과 세상에서 얻는 명예를 더 소중히 여깁니다.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그러하듯이, 우리도 어떻게든 세상에서 성공하기 위해 믿음의 힘을 의지하려고 합니다. 바로 이런 모습들이 주께서 중보기도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물론 그리스도인들이 마주하는 세상은 만만치가 않습니다. 하나님만을 의지하고 살기에는 불안한 일이 너무나 많습니다. 초대교회 그리스도인들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저들에게 세상은 전쟁터와 다를 바 없었습니다. 극심한 박해와 생사의 기로에서 불안과 두려움에 맞서야 했습니다. 이처럼 치열한 삶의 환경에서 사도 바울은 말합니다. “누가 감히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떼어 놓을 수 있겠읍니까? 환난입니까? 역경입니까? 박해입니까? 굶주림입니까? 헐벗음입니까? 혹 위험이나 칼입니까?”(롬 8:35). 당시 그리스도인에게는 두 가지 난관이 따랐습니다. 하나는 예수를 믿는 것 자체가 종교와 사회와 정치로부터 두려움을 불러들이는 요인이 된 것입니다. 그리고 저들이 마주친 이방세계의 불안정으로 인한 난관입니다. 그럼에도 그리스도인은 현실로부터 도피하지 않았습니다. 과연 어떤 힘이 그 같은 일을 가능케 했을까? 우리는 거슬러 올라가 야곱의 생애에서 그 힘의 원천을 엿볼 수 있습니다(창 28:13-15). 바로 하나님 체험입니다. 그는 어느 곳을 가든지 하나님께서 함께 하신다는 믿음으로 역경을 극복했습니다.

예수님의 중보기도 가운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대목이 있습니다. 불안해하는 제자들을 고아처럼 버려두지 않고 보혜사 성령으로 항상 함께 있겠다는 주님의 약속입니다(요 14:18, 26). 오늘 우리가 사는 세상도 불안으로 가득합니다. 불확실함으로 가득합니다. 근심 걱정을 떨쳐버릴 수가 없습니다. 그리하여 믿는 이들도 어떻게든 불안을 잠재워줄 힘을 얻고자 합니다. 특별히 IMF이후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영성운동 혹은 마음수련 등이 그런 형상입니다. 지난 6,70년대는 가난하거나 사회 밑바닥 사람들, 이농한 사람들 가운데서 어떻게든 잘 살아보겠다는 열정에 부합해서 성령운동이 확산되었는데, 지금은 꽤 성공한 사람들 즉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에게서 영성운동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경배와 찬양, 치유집회(마음치유), 간증집회 등이 그러합니다. 가히 영성시장이라 할 정도로, 주로 강남을 중심으로 이런 현상이 확산되어 있습니다.

이들의 겉으로 드러난 영성은 충만한 것처럼 보이지만 결과는 마치 대중 방송의 ‘무한도전’ 프로그램처럼 자기소진적인 것도 특징입니다. 어쩌면 끊임없이 변화를 요구받는 세상에서 탈락하지 않으려는 불안심리, 현실 도피심리 그리고 소비사회로부터 오는 이성적 판단보다는 감정을 극대화시키는 영향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하지만 성경에 나타난 영성은 자기소진적인 영성과는 다릅니다. 눈앞의 두려움을 직면하게 하고, 불안정한 세상으로부터 도피하지 않게 합니다. 삶이 불확실할지라도 하나님의 의와 사랑의 끈을 저버리지 않게 합니다. 그리스도인의 하나님 체험이 그러합니다. 어떤 역경과 시련 앞에서도 현실을 직면하여 하나님의 의와 사랑을 실천하도록 합니다.

(하태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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