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의 희망(사 25:6-8; 고후 4:13-18; 요 5:25-29 /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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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의 희망은 어디로부터 오는가? 이사야의 말씀을 들어봅니다. “주는 기사(奇事)를 옛적의 정하신 뜻대로 성실함과 진실함으로 행하셨음이라”(사 25:1): 인간은 진실치 못하고 성실치 못함에도 하나님의 성실하심과 진실하심이 참혹한 재앙과 고통으로부터 기적적으로 구원해 주셨다는 것입니다. 인간은 본시 성실치 못한 존재입니다. 자신이 지은 죄도 기억하지 못하고 되풀이 하는 존재입니다. 고의적으로 죄악을 은폐하기도 합니다. 자신의 죄와 허물을 감추기 위해 기억을 억압하기도 합니다. ‘인간이 희망이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으나, 인간 자신은 결코 희망을 말할 수 없는 존재입니다. 이사야는 이렇게 불성실한 백성들이 절망하고 있을 때, 하나님의 성실하심과 진실하심을 기억하도록 설교했습니다.
이사야는 고난의 역사를 마치 포도주를 담그는 것과 같은 것으로 보았습니다. 역경과 시련과 슬픔은 헛되이 버리지 않고 포도주처럼 숙성시켜야 할 보배로 보았습니다. 포도주는 오래 될수록 불순물과 찌꺼기가 녹아 없어져 맑고 투명해집니다. 맛과 향도 좋아집니다. 신앙도 포도주를 담그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가 겪는 역경은 모두가 거친 세파에 으깨진 포도알들입니다. 감당키 어려운 불행도 으깨진 포도송이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포도주를 숙성시키기 보다는 포도를 날것으로 먹어 치우는 것처럼 살아갑니다. 남다른 시련의 날들을 경험했다면 영혼의 샘에서 투명한 샘물이 솟아나야 할 터인데, 우리들의 사는 방식은 분명히 미래를 내다보며 포도주를 담그는 방식은 아닙니다. 조급할 뿐이지 인생과 역사를 숙성시키는 지혜는 모자랍니다. 최상의 포도주를 마신다는 것이 늘 찌꺼기가 섞인 쓴 포도주만을 마십니다.
바울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을 대조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돌아보는 것은 보이는 것이 아니요 보이지 않는 것이니 보이는 것은 잠간이요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함이니라”(고후 4:18): 희망은 보이는 것에 있지 않고, 보이지 않는 것에 있습니다. 이사야가 역경에 처했을 때 하나님의 성실하심을 기억해 낸 것처럼, 그리스도인은 역경에 처할수록 내일의 희망을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가 이 보배를 질그릇에 가졌으니 이는 능력의 심히 큰 것이 하나님께 있고 우리에게 있지 아니함을 알게 하려 함이라”(7): ‘이 보배’가 무엇일까? “우리가 항상 예수 죽인 것을 몸에 짊어짐은 예수의 생명도 우리 몸에 나타나게 하려 함이니라”(10)고 한 것처럼 고난의 주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우리가 모시는 ‘고난의 주’가 삶의 역경을 이겨나가는 능력의 원천입니다. 질그릇 같은 인생이 하나님의 보배로운 능력, 곧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의 능력을 지니고 산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릅니다. 요한에 의하면 육신은 살아있으나 영적으로는 죽은 자들이 있습니다. 세상에서는 살았으나 하나님과의 관계에서는 죽은 자들입니다. 영혼이 죽은 자들은 예수로 말미암아 일으켜져야 합니다. “그런즉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것이 되었도다”(고후 5:17). 처음 태어난 것보다 두 번째 태어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부활 신앙은 우리의 시야를 넓혀줍니다. 우리는 눈앞의 세계에만 희망을 걸고 삽니다. 그리하여 한 번 절망하면 일어서지 못합니다. 하지만 보이지 않은 세계가 있습니다. 사도 바울의 고백을 들어봅시다. “우리가 사방으로 우겨쌈을 당하여도 싸이지 아니하며 답답함을 당하여도 낙심하지 아니하며 핍박을 받아도 버린바 되지 아니하며 거꾸러뜨림을 당하여도 망하지 아니하고 ···” 주님께 희망을 두고 사는 이들은 쉽게 낙심치 않습니다. 육신은 질그릇처럼 깨지기 쉬워도 그리스도 안에서 가지는 희망은 깨지지 않습니다.
(하태영 목사)